“해외 파견 선원, 파독 광부 13배 외화 벌었다”
선원노련, 첫 선원 축제 개최
전국서 선원 400명 부산에 모여
가수 박현빈·윤수현 축하 공연
21일 해양대 실습선 시민 개방
올해 처음 법정 기념일로 제정된 ‘선원의 날’을 맞아 선원 400여 명이 부산에 모였다. 국민에게 선원의 중요성을 알리고 선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주 다양한 관련 행사가 펼쳐진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은 19일 오후 4시 30분 부산 롯데호텔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제1회 선원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선원노련 58개 가맹 노조 소속 조합원을 포함해 선원과 그 가족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선원노련 박성용 위원장은 “국가 경제가 어려울 때 우리 선원들은 해외로 나가 고된 노동을 견디며 비슷한 시기 독일 파견 근로자보다 13배나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이 일류 해운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숨은 주역이 바로 우리 선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원노련은 선원과 가족 여러분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복지를 확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올해가 선원의 날이 첫 법정 기념일로 제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2010년 국제해사기구(IMO) 회의에서 매년 6월 25일을 세계 선원의 날로 지정했으나, 국내에서는 한국전쟁 발발일과 겹쳐 별도 법정 기념일이 제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선원법이 개정되면서 매년 6월 셋째 주 금요일을 선원의 날로 지정했고, 올해 6월 21일에 선원의 날 행사가 처음 열리게 됐다.
선원의 날에 앞서 19일 열린 선원 페스티벌에서는 선원을 주제로 한 모래 예술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박현빈·윤수현 씨와 댄스팀 갬블러크루가 축하 공연을 펼쳤다.
먼바다에서 항해 중인 선원이 축하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SM그룹 대한해운 LNG선인 ‘케이무궁화호’의 수석 항해사 조현진(32) 씨는 “대한민국 LNG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대양을 누비는 대한민국 모든 선원들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며 응원했다. 해당 영상은 인도양 한가운데서 위성 인터넷으로 전송된 것으로 영상 파일 6개가 국내로 오는 데만 3시간이 걸렸다.
국내외 해운 관련 기관의 축사도 이어졌다. 한국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은 “배에서 근무하느라 여념 없을 우리 선원들의 노고를 늘 기억하고 마음이 새기겠다”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선원과 가족들이 한데 모여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운수노련(ITF) 스티븐 코튼 사무총장도 영상을 통해 “선원은 우리 사회와 경제 발전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라면서 “부산에서 개최된 선원 페스티벌은 아주 특별한 날로 우리 선원의 용기를 기릴 기회이자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원노련은 오는 21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전국 주요 항·포구에서 커피차를 운영해 커피를 증정하는 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1시에는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승선생활관 앞에서도 같은 행사를 연다.
해양수산부도 제1회 선원의 날 기념 행사를 연다. 행사는 21일 오후 1시 20분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해수부는 행사 당일 한국해양대 내에 9000t급 실습선인 ‘한나라호’를 일반 국민들에게 개방해 선원들의 일상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에는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서 ‘한마음 걷기 축제’가 열렸고, 같은 날 오후 2시에 선원들의 삶을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 영상이 EBS에 방영됐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