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덕 봤나’ 지난해 자사주 매각·소각 역대 최대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자사주 소각 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주주 친화적인 경영 문화가 조성되면서 주주환원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프로그램 시행 2년차인 2025년 한 해 동안 자사주 매입 금액과 소각 금액이 각각 20조 1000억 원과 21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프로그램 시행 전인 2023년(8조 2000억 원 매입·4조 8000억 원 소각)의 갑절이 넘고, 전년(18조 8000억 원 매입·13조 9000억 원 소각)보다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자사주 소각의 경우 프로그램 시행 전에 비해 4배 넘게 증가했다.
기업들의 현금배당액도 2023년 43조 1000억 원에서 2024년 45조 8000억 원, 2025년 50조 9000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업가치 우수 기업 위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2025년 한 해 동안 89.4%가 올라 사상 최고치인 1797.52로 마감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75.6%)을 13.8%포인트(P)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말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한 상장사는 174개(본공시 171사·예고공시 3사)로 늘었다. 코스피 상장사는 130개사, 코스닥 상장사는 41개사가 공시했다.
전체 시장에서 밸류업 공시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기준 44.5%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피 공시기업의 경우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의 50.2%를 차지한다고 한국거래소는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 등 국내 주식시장 주요 지표 또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가 완화되는 현상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말 현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의 PBR과 PER은 각각 1.59배와 17.47배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평균은 1.09배와 14.32배이고, 2024년에는 0.88배와 11.37배까지 저평가가 심화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장을 이어온 결과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시행 3년차를 맞아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원활히 이행되고,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자본시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