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소장파 "장동혁, 선거 참패 책임지고 물러나야"
대안과미래 "리더십 붕괴…장 대표 물러나야"
정점식 원내대표에 의총 소집 공식 요구
최고위서 우재준·조광한 사퇴 놓고 충돌
초·재선을 주축으로 한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이성권(오른쪽 첫 번째)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대안과미래’가 6·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물어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이들은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을 논의할 의원총회 개최도 함께 요구했다. 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도부 사퇴론이 불거지는 등 장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대안과미래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장 대표의 리더십은 붕괴했고, 이는 오롯이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규탄했다.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부산 사하갑)은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교체를 주문했다”며 “보수는 늘 ‘책임’을 중시해왔다. 장 대표가 진정 스스로 보수라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장 대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전국적 재선거를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20·30 세대의 분노에 적극 공감하나, 전국적인 재선거에 대해선 분명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 참정권 침해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오염시키지 말라”며 “민주주의 꽃인 선거의 공정을 지키고자 모인 시민들의 요구를 오염시키는 것은 보수 정당 대표로 결코 해선 안 될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특히 국회에서 잘못을 짚고 시스템을 고쳐야 할 문제를 당 소속 의원들과 아무런 상의도, 토론도 하지 않고 장 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행위는 스스로 정당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날 선출된 정점식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지금 국민은 장 대표 거취와 참정권 침해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이 어떻게 민심을 담아낼지 지켜보고 계신다”며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총의를 모을 의원총회를 소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입장문 발표 현장에는 권영진·박정하·고동진·김건·김소희·김용태·김재섭·안상훈 의원이 함께했다. 이들은 정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권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현 상태로는) 선거에 지고도 진 원인도 제대로 모르고 다시 고치려 하지 않은 채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대 정치적으로 연명하는 정당이란 낙인이 찍히게 될 것”이라며 “참정권 침해를 바로 잡는 일은 장 대표 없이도 국회, 당 차원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도부 사퇴를 두고 최고위원 간 갈등도 불거졌다. 장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사퇴 문제를 놓고 설전이 벌어진 셈이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 최고위원은 “지도부 임기는 원래 내년 8월까지인데 다음 지도부가 총선을 준비할 시간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다시 전당대회를 열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듣고 있던 당권파 조광한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고 우 최고위원에게 핀잔을 줬다. 그는 우 최고위원을 향해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숙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니요”라며 반발했다.
두 사람의 다툼을 지켜보던 장 대표는 당장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장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태에 대해서 우리는 지금 책임을 다 하고 있나. 다른 데 힘을 낭비하지 않고 여기 온전히 다 쏟고 있나”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의 사퇴 요구에도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거론하며 전국적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장 대표가 선거 패배 책임에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당분간 당 내부에서는 패배 책임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