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J 소극 대응에 분통”…여성 직원 정보 유출 피해자들 법적 대응 나선다
여성 330여 명 민감정보 유출
전화번호·사진 등 정보 외부로
피해자들 “CJ 측 대응 폐쇄적”
올해 국회 국정감사 도마 오를까
CJ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현직 여성 직원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진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사측의 소극적인 대처에 피해자들의 분통이 커지고 있다.
CJ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현직 여성 직원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진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사측의 대처 방식에 피해자들의 분통이 커지고 있다. 피해 직원들이 사측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하며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대기업의 보안 실패를 두고 국회 국정감사 등 정치권 차원의 전방위적인 질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피해자 A 씨는 <부산일보>에 “CJ그룹 쪽에서 수사 진행 사항이나 유출자 관련 정보에 대한 공유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피해자들이 변호사를 선임했고, 조만간 CJ 측에 내용증명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CJ그룹 지주사 차원에서 ‘개인정보 보호지원 TF’를 가동했으나, 사후 수습과 대책 마련이 소극적이고 폐쇄적이라고 비판한다. 사측이 개설한 소통 채팅방은 당사자 간 대화가 불가능하고 관리자만 공지 사항을 올릴 수 있는 일방향 채널로 제한되어 있어서다. 피해자 B 씨는 “사측이 일방향적으로 전달하는 공지만 확인해야 하는 이런 채팅방은 기존의 소극적인 유선 핫라인 채널과 다를 게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CJ그룹 관계자는 “피해자 개개인의 요구사항이 달라 다수가 논의하는 방식이 아닌 걸로 안다”며 “공지방에서 일대일 채팅으로 문의를 주면 개별 상담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유출된 피해자는 전·현직 여성 직원 330여 명에 달한다. 당초 단순 인적 사항 유출로 알려졌으나 자녀·결혼 사진을 비롯해 바디프로필 등 극히 민감한 사생활 자료까지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상시적인 불안감과 고통을 호소하며 불면증 치료를 받거나 퇴사까지 고려하는 등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피해 직원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현재 소송 참여 인원을 취합하는 등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피해자들은 “내부 논의 후 향후 CJ그룹 측에 민사 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태가 확산함에 따라 이번 사건이 향후 국회 국정감사 등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규제와 질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근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계열사인 티빙에서도 가입자들의 이름, 생년월일, 온라인 식별 정보인 연계정보(CI)까지 대규모로 유출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CJ그룹 전반의 데이터 보안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CJ그룹의 개인정보 안전조치의무 위반 여부와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텔레그램 채널은 2023년 개설돼 운영되다 최근 문제가 되자 폐쇄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CJ그룹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을 가진 내부자의 정보 유출 혐의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CJ그룹은 자체 조사를 통해 내부 직원 1명을 유출자로 특정하고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