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쿠폰 담긴 주사제 포장지 챙긴 의사, 절도일까 무죄일까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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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받은 어머니 몫 전달했다가 재판에
“병원 포장지 인도 의무 대신 이행” 무죄

창원지방법원 자료 사진. 최환석 기자 창원지방법원 자료 사진. 최환석 기자

2024년 11월, A 씨는 경남 창원의 한 병원을 방문해 피부 재생 효과로 유명한 주사제 3개를 이용한 시술을 받았다. 자녀인 B 씨가 봉직의(월급 의사)로 일하는 병원이었다.

A 씨가 시술받은 주사제 포장지에는 제조 제약회사가 정품 인증 행사용으로 제공하는 5000원 상당 스타벅스 커피 쿠폰이 담겨있었다. NFC(근거리 무선 통신)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쿠폰이었다.

시술받을 때까지 A 씨는 포장지에 쿠폰이 담긴 사실을 몰랐다. 뒤늦게 쿠폰이 담겼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A 씨는 자녀인 B 씨에게 포장지를 챙겨달라고 부탁했다. B 씨는 병원에 남아 있던 포장지 3개를 챙겨 A 씨에게 전달했다.

이 일은 B 씨가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창원지방법원 형사7단독(단독판사 이병호)은 절도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B 씨는 지난해 1월 대표원장 C 씨가 부재중인 틈을 타 5000원 상당 스타벅스 커피 쿠폰이 담긴 주사제 포장지 3개를 훔친 혐의를 받아 약식 기소됐다가 정식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B 씨가 포장지를 고의로 훔쳤다고 의심했다. A 씨 측은 훔치려는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포장지를 C 씨 소유가 아닌 시술을 받은 환자 소유라고 판단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병원 측은 포장지에 스타벅스 커피 쿠폰이 담긴 사실을 몰라 환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C 씨는 사건 즈음 쿠폰이 담긴 사실을 알고서 간호사들에게 시술받은 환자 몫으로 포장지를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재판부는 병원 측이 A 씨에게 포장지를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고, B 씨가 의무를 대신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훔친다는 고의가 있었다거나,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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