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철 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구명조끼 착용은 강력한 생존수단… 해양활동 안전수칙 1번”
내달 ‘구명조끼 의무화’ 중요성 강조
올해 최우선 역점 과제는 ‘선박안전’
부산사고조사센터 개소로 안전 강화
AI·데이터 기반 해양사고 예방 고도화
안영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KOMSA 제공
“전복이나 침몰, 해상추락 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구명조끼 착용입니다. 구명조끼는 구조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골든타임을 30분에서 1시간 정도 늘려주는 장비로, 골든타임이 늘어나면 생존 가능성도 달라집니다.”
안영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이하 공단) 이사장은 지난 26일 공단 세종 본사 집무실에서 〈부산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외부 노출 갑판에 있는 모든 승선원의 구명조끼 상시 착용이 의무화되는 것과 관련, “공단은 제도 취지와 구명조끼 착용 방법을 충분히 알리고, 어업인과 승선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안 이사장은 여름철 바다를 찾는 국민들이 해양활동 중 최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안전수칙으로 ‘구명조끼 착용’을 꼽으며 “구명조끼는 바다에서의 안전사고 발생 시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생존장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해수욕장 이용객은 4412만 명으로 전년보다 300만 명 증가했다. 올해는 때이른 무더위로 바다를 찾는 국민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양안전, 특히 구명조끼 착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해양사고 인명피해 614명 중 59.8%인 367명이 안전사고로 발생했다.
지난달 6일 제4대 해양교통안전공단 사령탑으로 취임한 안 이사장은 “선박검사, 여객선 운항관리, 해양사고 예방, 어선원 안전보건 등 바다 위 국민 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영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KOMSA 제공
공단은 새 이사장 체제의 올해 역점 과제로 선박안전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안 이사장은 “여객선 안전과 어선원 안전, 선박안전 세 분야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중에서도 선박 자체의 안전은 모든 해양안전의 출발점”이라며 “선박 관리가 잘못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단으로서는 선박의 안전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출발점이 바로 선박검사”라고 강조했다. 선내 공간 확보를 위한 선박 내부 및 디자인 변경은 복원성 및 구조적 형태의 문제이므로 반드시 허가를 받아 기준에 맞게 진행할 것도 선주들에게 주문했다.
아울러 5t(톤) 미만 소형 선박은 1인 조업이 많고, 선주이면서 선박을 운항하고, 동시에 조업도 해야 하는 등 굉장히 힘든 일이 많은 탓에 구명조끼 같은 생명안전장치 구비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여객선 안전사고와 관련해서는 입출항이나 승하선 시 미끄럼 사고, 바다 추락사고에 특히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안 이사장은 “공단은 부산·울산·경남권 주요 항·포구를 중심으로 거점 선박검사장을 지정·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부산의 다대포항과 대변항, 경남권의 구조라항과 미조항에서 주 1회 선박검사장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검사소처럼 어업인이 가까운 곳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거점형 상시 검사체계’를 구축해 검사 접근성을 높이고, 검사·점검·컨설팅을 아우르는 원스톱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안영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KOMSA 제공
올해 1월에는 부산·울산·경남권을 관할하는 공단 부산사고조사센터가 개소해 어선원 안전보건 지원, 현장 이행 점검, 양식장 실태조사, 어업현장 간담회 등 현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안 이사장은 “공단 사고조사센터는 사고 이전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의 일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공단은 중점사업으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해양사고 예방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해양사고가 과거보다 더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로 해양기상 불확실성이 커지고 해상교통량이 증가하며, 선박과 선원의 고령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 따른 대응책인 셈이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우리 해역) 너울 발생일수는 43.6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고, 해상 교통량도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며 “지난해 발생한 해양사고의 77.5%가 교통량이 증가한 해역에 집중됐다는 점은 해양사고 예방체계가 데이터와 예측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공단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방대한 기존 데이터와 첨단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해양안전 모델인 ‘사전예방형 안전관리체’를 구축할 방침이다.
안 이사장은 “선박이 이동하는 항로와 구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하는 것이 앞으로 공단이 가야 할 방향이다. 사고가 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는 조건을 미리 찾는 체계로 가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안영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KOMSA 제공
안 이사장은 이어 “공단은 이미 어디에서 사고가 나는지, 어느 해역이 위험한지, 어떤 선박이 어디로 가는지를 파악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 기존 체계가 어디에서 사고가 나는지를 보는 공간의 외연 확대였다면, 앞으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위험이 발생할지를 예측하는 시간의 미래 확대가 필요하다. 어떤 배가 어디로 가고, 어떤 조업을 할 때 사고가 많이 생기는지 각각의 데이터를 찾아야 한다.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엠티스)이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며 “여기에 시간적 데이터를 더 붙이려고 한다. 예컨대, 수협이나 해수부 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서, 부유물 감김 사고가 어떤 (시간적) 조건에서 발생하는지, 양식장 이동이나 양식장 형태에 따라 어떤 부유물이 생기는지, 그 부유물이 어느 정도 수심으로 가라앉고 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해운법 개정으로 2028년부터 수익성이 낮아 사실상 적자노선인 국가보조항로를 공영항로로 전환해 공공기관이 직접 운영할 예정인 가운데, 공단은 일부 항로에서의 내년 1월 공영항로 운영에 대비해 지난 1일부터 전담 추진단을 발족해 운영 중이다. 안 이사장은 “연안여객선은 단순한 고통수단이 아니라 필수 공공서비스이자 버스나 철도 처럼 섬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을 지탱해주는 공공재”라며 “현재 인수 대상 선박의 안전성 점검, 매표 시스템과 운항정보 제공체계 정비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어선원 중대재해 예방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어선 노후 시설 개선 등 현장 지원도 올해 본격 추진 중이다.
안 이사장은 “공단은 ‘어선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사업’을 올해 4월부터 14억 원 규모로 진행 중”이라며 “최근 5년간 사고율이 3% 이상인 초고위험·고위험군 12개 업종을 중심으로 야간조업용 카메라, 전기레인지, CCTV, 충돌방지 시스템, 냉난방설비 등 안전·보건 환경개선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펀, 안 이사장은 부산대 대학원 국제경제학 석사, 독일 뷔르츠부룩대 대학원 재정경제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사)한국기후경제사회연구소 이사장, 부산외국어대 교수 등을 역임한 공공정책 전문가다. 기후경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지역균형발전 등 국가 주요 정책 분야에서 연구와 자문을 수행해 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