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새 5배↑… 소나무재선충, 경남 산림 집어삼켰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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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피해량 115만 5546그루
471억 투입에도 방제 65%뿐
김해·사천·하동 사실상 방치
산사태·산불 피해 키워 비상

소나무재선충이 확산하면서 행정 당국은 소나무 대신 편백 등으로 수종을 바꾸는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수종 전환사업 대상지인 경남 김해시 한림면 금곡리 일대의 산림. 김해시 제공 소나무재선충이 확산하면서 행정 당국은 소나무 대신 편백 등으로 수종을 바꾸는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수종 전환사업 대상지인 경남 김해시 한림면 금곡리 일대의 산림. 김해시 제공

경남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4년 만에 5배 넘게 폭증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피해가 늘었다. 400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해도 방제율은 65% 수준에 그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소나무재선충을 사실상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5일 경남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방제 현황에 따르면 2022년 21만 6768그루이던 소나무재선충병 발생량은 2023년 41만 6980그루, 2024년 45만 1190그루, 2025년 58만 4156그루로 줄곧 증가했다. 올해(2025년 9월~2026년 5월)는 무려 115만 5546그루로, 지난해(2024년 10월~2025년 5월)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소나무재선충은 1mm 내외 선충으로 매개충에 서식하다가 소나무 상처를 통해 침입한다.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수분이 차단되면서 적갈색으로 변해 시들고 말라 죽는다. 소나무뿐 아니라 잣나무 등 소나무과에 속하는 여러 수종도 피해를 입는다. 또한 소나무재선충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지역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소나무숲이 고사해 뿌리가 썩기 시작하면 집중호우 때 산사태 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방치된 소나무 고사목은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 확산 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방제 노력도 퇴색했다. 2022년까지는 발생량 전부 방제에 성공했지만, 2023년 점차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2023년 98%(방제량 41만 1856그루)를 기록한 방제율은 2024년 80%(36만 1776그루), 2025년 71%(41만 6076그루)로 점차 감소했고 올해는 65%(75만 5743그루)에 그쳤다. 특히 올해 16만 7933그루 피해를 본 김해시 방제량은 단 8429그루로 방제율 5%에 그치는 등 확산일로에도 속수무책이다.

이 시기 경남 소나무재선충 방제 예산은 2023년 430억 원, 2024년 366억 원, 2025년 598억 원, 올해 471억 원이 꾸준히 투입됐지만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전체 발생·조사량 중 밀양·창녕·사천·김해·하동 등 5개 시군 피해가 80%(92만 3000그루)를 차지한다. 사천과 김해, 하동은 지난해 3~4급 수준인 ‘경·중’ 지역에서 2급 수준인 ‘심’ 지역으로 피해가 확산해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중’ 지역 중 통영시가 ‘경’ 지역으로 전환될 예정이지만, 피해는 확산 추세라서 ‘중·경’ 지역은 조기대응마저 어려운 실정이다.

소나무재선충 확산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가 지목된다. 소나무재선충 전문가인 곰솔조경 박정기 대표는 “기후 변화 중에서도 온난화에 따른 평균 기온 상승 영향을 받는다”며 “고온·건조한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남도는 피해가 가벼운 지역은 전량 방제해 단계별 청정 지역으로 전환하고,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확산 속도를 조정하거나 수종 전환으로 재난에 강한 숲을 조성하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 또한 이미 방제만으로는 대응 한계가 드러났다며 자연스러운 수종 전환을 강조했다. 박정기 대표는 “이미 소나무재선충은 방제 범위를 넘어섰고, (방제에)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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