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고위서 또 충돌…장동혁 “어떤 결정하든 난 사퇴 안 해”
친한·당권파 최고위서 또 충돌
우재준 "장 대표 내려와야"…사퇴 촉구
장 대표 "나는 사퇴 안 한다" 못 박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장동혁 지도부 거취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 사퇴를 두고 최고위원들이 공개 충돌하면서 또 한 번 내홍이 불거졌다. 장 대표가 퇴원 직후 친한(친한동훈)계·쇄신파 의원들을 겨냥한 징계 카드를 꺼내 들면서 당내 갈등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최고위원들 간 갈등이 불거졌다.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 요구하자, 당권파 김민수 최고위원이 “우 최고위원이나 사퇴하라”고 맞받으면서다.
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와 우리 지도부가 비슷한 시기에 들어왔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제 전당대회를 하겠다고 한다. 외부에서 볼 때는 다툼·갈등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이제 총선 준비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총선 준비를 할 지도부를 이제 세워나가야 한다. 내부 불만에 대해서 무시만 할 게 아니라 전당대회를 통해 평가를 하고, 그 지도부에 대해서 권위를 인정하고 앞으로 총선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김재섭, 김용태 의원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비판한 데 대해 “당내 구성원들이 다 적으로 보인다면 리더를 그만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 당이 원팀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장 대표가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민수 최고위원은 추가 발언을 요청하고 “우 최고위원이 공개석상에서 당 대표를 공개 모욕하는 것 빼고 한 일이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지방선거가 끝나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나오는 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지금 공개석상에서 할 얘기, 안 할 얘기 구분하라고 몇 번을 얘기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우 최고위원 등 친한계) 본인들이 책임감이 그렇게 강하다고 사퇴 이야기를 했으면 사퇴하라”고 말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공방은 이어졌다. 장 대표는 우 최고위원을 겨냥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재선거와 특검을 주장해야지 사퇴만 얘기하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비공개 최고위 당시 발언을 공개했다. 그는 “의총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최고위에서 누가 어떤 발언을 하든, 나는 사퇴하지 않는다”며 “최고위원 중 사퇴할 사람은 이 자리에서 사퇴하시라”고 밝혔다. 우 최고위원을 겨냥해서는 “결국 아무도 사퇴하지 않았다”고도 적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는 장동혁 지도부 거취 문제보다 원 구성 대응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당초 징계 경고를 받은 의원들이 반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장 대표가 의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고 밝혔다.
장동혁 지도부 거취를 둘러싼 갈등이 결론 없이 이어지면서 불씨는 여전한 모습이다. 앞서 장 대표는 사퇴 요구 전면에 선 ‘대안과미래’ 소속 김용태·김재섭 의원 등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거론된 의원들은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며 즉각 반발했다.
장 대표가 친한계 의원과 당 쇄신파에 대한 징계안 심의 재개를 시사하면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리위는 이르면 다음 달 6일 전체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전후로 접수된 징계안들을 심의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실제 징계에 나설 경우 사퇴 압박이 오히려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