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문재인 “당내 단합 중요”… 당권 주자 신경전은 지속
1일 청와대서 전현직 대통령 오찬
‘명청 갈등’ 등 고려한 듯 화합 강조
김민석은 이날 정청래 견제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려면 당내 단합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에 “내부 단합도 매우 중요하고, 속이 단단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현직 대통령이 당내 화합을 한목소리로 언급했지만, 이미 당대표 경쟁이 과열된 상태라 당권 주자들 간 날 선 신경전이 쉽게 누그러들긴 어려울 전망이다.
문 전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상춘재 오찬 회동 자리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이재명 정부에 주어진 또 하나의 시대적 과제는 역시 국민통합”이라며 “국민통합으로 나아가려면 당내 단합이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서 민주개혁 진영과 ‘빛의 혁명’을 함께했던 세력과 더 큰 단합을 이뤄야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좀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하셔서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내부 단합에 더해 외연 확장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내부 단합도 매우 중요하고, 속이 단단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면서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민주 정부가 국가 전체를 책임져야 할 주요 세력이 됐다”며 “근본적으로 우리가 집권해서 모두를 위한 정치와 행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현직 대통령이 당내 화합을 강조한 건 8·17 전당대회에 뛰어들 당권 주자들 간 경쟁이 과열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 정체성을 강조하는 정청래 전 대표, 친명(친 이재명)계로 꼽히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뿐 아니라 송영길 의원까지 당대표 후보군 신경전이 격화된 상태다.
하지만 당권 주자들 간 날 선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정 전 대표가) 굳이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며 “정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한 후 여의도 국회로 복귀한 첫날 당대표 주자인 정 전 대표에 포문을 연 셈이다.
김 전 총리 발언을 두고 정 전 대표는 “민주당 안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나로 모이는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외연을 더 확장하는 게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자신이 연임에 적합하다고 다시금 강조한 셈이다.
당내 단합을 언급한 전현직 대통령은 이날 대규모 지역 투자 사업인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호남권에 반도체 공장을 조성하기 위해 800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 등이 포함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감사 인사를 건넸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를 언급하며 “행사를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 때 서남해안 지역에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에 투자한 게 기반이 돼서 RE100 산단, 대형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보니까 정말 참…”이라며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해 놓으신 덕분”이라고 문 전 대통령에게 공을 돌렸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