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진욱 로보터블 기술이사 “가정에서 로봇이 요리하는 시대 열고 싶어”
창원 본사 F&B 전문 스타트업
세계 최대 외식산업 박람회 출품
F&B 휴머노이드 ‘제스트’ 호평
피지컬AI 적용…상용화에 집중
창원에 본사를 둔 F&B 전문 스타트업 로보터블 이진욱 기술이사가 휴머노이드 로봇 ‘제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보터블 제공
지난 5월 미국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외식산업 박람회 ‘2026 NRA(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제스트(ZEST)’를 보기 위해 관람객이 모여 들었다. 제스트가 뒤집개를 집어 들고 프라이팬에 있는 양파 모형을 볶는 조리 동작을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재밌어 하거나 신기한 표정으로 뜨겁게 반응했다.
제스트는 F&B 전문 스타트업 로보터블이 개발한 조리 특화 양팔 휴머노이드 플랫폼이다. 양팔은 각각 3kg까지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고, 독자적인 멀티모달 센서를 통해 카메라 영상(형상), 열화상 영상(온도), 기체성분(냄새), 소리를 수집할 수 있다.
제스트의 연구 개발을 이끈 이가 이진욱 기술이사다. 이 이사는 “제스트는 피지컬AI 기술을 적용한 센서들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실시간 판단해서 움직인다”며 “수많은 동작을 반복숙달해 ‘이 상황에선 팔을 이렇게 움직여야 한다’는 걸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한다”고 말했다. 양파 볶는 동작만 200번 이상 반복해 익혔다는 게 이 이사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지금은 연구 초기 단계지만 2년 안에 식품 공장에서 활용할 만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미국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외식산업 박람회 ‘2026 NRA(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에서 로보터블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스트(ZEST)’가 양파를 볶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로보터블 제공
지난 5월 미국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외식산업 박람회 ‘2026 NRA(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에서 로보터블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스트(ZEST)’의 양파 볶는 장면을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모여 들었다. 로보터블 제공
이 이사는 당초 의료보조장치를 개발하던 스타트업 ‘위시본’의 창업자였다. 2020년 3월 창원 로봇연구센터에 입주해 창업했는데, 최인현 대표가 창업한 로보터블도 거의 같은 시기에 로봇연구센터에 입주했다.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2023년 두 업체는 합치기로 했고, 최 대표가 경영을, 이 이사는 연구개발을 맡으며 시너지 효과를 더하고 있다. 당시 이 이사는 “로보터블의 사업 분야인 F&B 쪽이 미래 수요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로보터블은 설립 이래 CJ푸드빌, 빕스, 세브란스 병원 등 주요 외식·식품 기업에 로봇 자동화 설루션을 납품해 왔다. 자체 개발한 ‘누들조리 로봇’은 제주대에 납품했고, 현재 강원랜드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김해 롯데아울렛엔 라면 조리 로봇 ‘바이트 바이트’를 직영 중이다. 한일관 압구정점, 속초 금호리조트,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등 전국 10여 개 매장엔 로봇카페 시스템을 공급하며 외식산업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이사는 로보터블에 피지컬AI 기술을 집중 이식할 계획이다. 그가 보기에 AI 기술의 잠재력이면 복잡한 요리도 충분히 수행 가능하다는 것. “주방에서 일하는 로봇을 만드는 게 로보터블의 궁극적인 목표다. 가정에서도 요리를 로봇에게 맡길 수 있는 시대를 열고 싶다”는 것이 이 이사의 포부다.
로보터블의 기술력을 이끌고 있지만, 이 이사도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부산대 컴퓨터공학부 졸업과 동시에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3년 만에 쓴잔을 마셨다. 이어 부산 소재 기업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었다. “창업 초기 소프트웨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기계공학과 기계설계 분야를 접하며 하드웨어 기술 역량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 창업에 나섰고, 로보터블에 합류한 이후 3년여 시간은 개인적으로도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한 시기”라고 그는 자부한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