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생참치회 시대

김상훈 논설위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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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6월 29일 국내 최초 원양어선 ‘지남호’(指南號)가 부산항 1부두에서 처음 출항했다. 지남호는 미국이 1946년 해양조사선으로 건조한 230t급 워싱턴호를 한국 정부가 1949년 32만 5000달러에 사들인 배다. 지남호는 이승만 대통령이 ‘남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부(富)를 건져 오라’며 붙인 이름이었다. 선박 크기는 작았지만, 냉장 시설과 수심·어군 탐지기 등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지남호는 인도양을 향해 참치잡이 시험 조업에 나섰고, 출항 108일 만인 10월 4일 10t의 참치를 싣고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지남호의 참치 조업은 국내 최초 원양어업 항해였다.

1990년대 대형 수산 기업들이 참치 전문점을 열면서 참치회가 보편화됐다. 그동안 참치회는 ‘원양에서 잡아 급속 냉동한 참치’를 해동한 것이었다. 어획 직후 냉동을 거치지 않고 냉장 상태로 유통되는 생참치는 전 세계 참치의 10% 정도다. 생참치 물량의 대부분은 일본으로 수출된다. 국내에선 냉장 참치를 항공으로 공수하는 극소수 특급 호텔과 최고급 스시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었다. 국내 바다에선 참치가 거의 잡히지 않았고, 잡혀도 대부분 30㎏ 미만 소형으로 식용 가치가 작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부산 서구 감천항 제4부두에 대형선망이 자율 휴어기(4월 30일~7월 3일) 종료 직후 잡은 1.2t의 참치 10마리가 들어왔다. 동원산업은 경매를 거치지 않고 직거래로 사들였다. 40분간 하역·해체를 거친 참치를 냉장 화물차에 실어 서울 유통 대리점으로 보냈다. 이날 직거래는 부산시, 해양수산부, 대형선망수협, 동원산업이 올 3월부터 추진한 ‘참다랑어 고소득화 시범 사업’의 첫 결실이었다.

이처럼 선사와 유통업계가 손을 잡은 것은 기후변화로 동해안에서 늘어난 참치 어획량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전략이다. 복잡한 경매 위판 중심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판매 시간을 단축하고 초저온 가공으로 선도와 품질을 유지해 상품 가치를 높인다는 취지다. 이날 거래 물량은 소량이지만, 선도 저하로 일본에 저가 수출되던 국산 참치를 내수 유통 체계로 전환한 첫 사례여서 의미가 있다. 동원산업은 올해 국내산 참치 300t을 매입해 유통할 계획인데 이는 작년 국내 참치 어획량 3분의 1에 해당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생참치회를 먹을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희소식이다. 기후변화를 역으로 활용한 시범 사업이 국내산 참치의 가치를 알리고 어민 소득도 높였으면 한다. 김상훈 논설위원 neato@


김상훈 논설위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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