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이냐 정청래냐… 두갈래 PK 당심
민주당 전대 후보 등록 시작
초접전 땐 PK 표심이 변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전 총리,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리면서 부산·울산·경남(PK) 당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당대표, 송영길 전 대표가 2강 1중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PK 민주당 내부에서는 두 후보를 둘러싼 지지세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당원 규모는 수도권·호남보다 작지만, 승부가 초접전으로 흐를 경우 PK가 판세를 좌우할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진행한다. 21일 예비경선을 거쳐 당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을 확정한다. 현재 당대표 선거에는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 송 전 대표를 비롯해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 등 5명이 출마했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선호투표제가 처음 도입된다. 유권자가 후보를 1~3순위까지 기재한 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선택을 합산해 최종 승리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PK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전당대회와 달리 두 유력 후보를 둘러싼 내부 균열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 전 총리에 대한 반감은 주로 옛 친노·친문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이들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전 총리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했던 이른바 ‘후단협 사태’를 부정적으로 기억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PK에서는 이러한 정서가 다른 지역보다 강하다는 평가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반대 논란도 김 전 총리에 대한 비판 여론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일부 친노·친문계 인사들은 최근 SNS를 통해 김 전 총리를 공개 비판하고 있다. 부산의 한 민주당 인사는 “이재명 정부와 별개로 김 전 총리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PK 당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김 전 총리 지지세 역시 빠르게 결집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 공천과 지역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컷오프된 인사들과 새롭게 유입된 친명계 당원들은 정 전 대표의 당 운영과 공천 방식을 비판하며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싣고 있다. 집권 초반 당정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점도 지지 이유로 꼽힌다.
특히 부산에서는 이른바 ‘명청 대결’이 일찌감치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컷오프된 친명계 유동철 수영지역위원장은 자신을 배제한 정 전 대표를 공개 비판했고,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기반으로 한 부산 인사들도 김 전 총리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명예 부산시민인 송 전 대표 역시 가덕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쌓은 지역 인지도를 바탕으로 PK 경선의 변수로 거론된다. 부산의 한 지역위원장은 “정 전 대표가 당청 갈등을 부각한 경우가 많았는데, 현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당원들이 당정 호흡을 강조하는 김 전 총리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에 따라 결과가 엇갈렸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20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 전 대표 29.4%, 김 전 총리 27.0%로 접전이었다. 송 전 대표는 10.0%였다. PK 전체 응답에서도 정 전 대표 27.0%, 김 전 총리 25.7%, 송 전 대표 8.1%였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 보면 김 전 총리가 전국 40.0%, PK 41.3%로 각각 정 전 대표(28.2%, 23.7%)를 크게 앞섰다. 다만 일반 여론조사인 만큼 실제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 결과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전체 당원에서 PK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러나 양강 구도가 이어질 경우 PK 당심이 최종 승부를 가를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표심의 향배에 관심이 모인다.
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