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창대교 경남도민만 할인… “지역민 우선” vs “형평성 문제”
통행료 할인 비도민 제외 추진
경남 SOC에 선별 지원은 처음
도 “지역 세금 도민에 우선 사용”
“같은 생활권에 갈등 초래” 지적
최근 경남도가 도민에 한해 통행료 할인을 지원하기로 하는 조례안을 추진해 논란을 부른 마창대교 전경. 경남도 제공
경남도가 마창대교 통행료를 도민에게만 할인하는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재정 지원을 통해 모두에게 제공되던 혜택을 도민은 유지, 비도민은 폐지하는 내용이다. 사회기반시설 이용료를 거주지에 따라 차등하는 게 지역 내 첫 사례인 만큼, 도민 우선이라는 공감대와 함께 형평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경남도는 지난달 말 ‘경상남도 마창대교 통행료 지원 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조례안은 앞으로 물가 상승 등으로 통행료 인상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도민에게만 현재 수준의 통행료를 유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경남도에 따르면 하루 평균 마창대교 통행량은 약 4만 8000대로 이 가운데 경남도민 명의의 차량은 73%(창원시민 50%), 비도민 차량은 27% 수준이다. 현재 마창대교 소형차 기준 통행료는 편도 2500원이다. 민간사업자와 협약상 요금은 3000원이지만 경남도가 재정을 투입하면서 모든 이용자가 500원 할인된 요금을 내고 있다.
이번 조례안이 시행되면 경남도민은 현행 2500원을 그대로 내면 되지만, 비도민은 통행료 정가인 3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사실상 외지인 대상 500원 인상 계획인 것이다. 경남도는 비도민 재정 지원이 중단되면 연간 약 42억 원의 세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추산한다.
경남도는 이번 비용 차등 적용이 지역 세금을 도민에게 우선 사용하는 원칙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현재 모든 차량의 통행료를 지원하고 있는데, 그 혜택을 비도민에게까지 계속 제공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창대교로 출퇴근하는 창원 시민 김영준(33) 씨도 “우리가 낸 돈으로 우리가 혜택을 보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힘을 실었다.
도로·철도·항만·공항·상하수도 등 사회 기반 시설을 조성·운영하는 사업(SOC)에 대해 선별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건 경남에서 처음이다. 지역민 혜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만, 같은 도로를 이용하면서 거주지에 따라 요금을 달리 받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는 논란도 적지 않다.
마창대교는 마산항과 창원국가산단을 연결해 진해와 부산 명지까지 이어지는 산업 물류의 축이자, 광역 교통망 역할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부울경 생활권 조성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주지별 통행료 차등 부과는 행정 기조와도 상반된다.
실제 지난해 경남의 생활인구를 보면 부산시민이 월평균 20만 812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른 시·도 거주자와 비교하면 최소 5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을 반증한다.
특히 창원시와 정책 노선을 달리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강기윤 창원시장은 ‘창원시민 전면 무료화’를 공약해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경우 창원시민은 무료, 창원 제외한 도민은 2500원, 비도민은 3000원을 내는 기형적인 형태가 될 가능성이 짙다. 김해시민 강민석(38) 씨는 “경남도의 정책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미 생활권 경계가 없어지지 않았냐”라며 “업무상 부산과 창원을 자주 다니는데, 같은 도로를 이용하면서 집 주소에 따라 요금을 달리 받는 건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 전문가도 지역 간 마찰을 우려한다. 경남대 권경환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자기 재원으로 주민에게 편익을 돌려주는 것 자체는 지방자치 취지상 가능한 일”이라며 “문제는 그 기준을 주민등록이라는 형식에 두었을 때”라고 했다. 이어 “부산에 살면서 창원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사람은 실제 생활권과 도로 이용 빈도를 보면 지역민과 다를 바 없는데,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부담과 편익이 실제 이용과 어긋나는 지점이 형평성의 핵심 쟁점”이라고 꼬집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