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안 되고, 그들끼리 의리만 남아”… 송영길·김용 출마 허용 ‘불공정’ 논란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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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김용, 후보 등록 예외적 인정
입당 기간·당비 납부 등 조건 불충족
김민석 등 친명계는 환영 의사 밝혀
‘비정상 극치’ 등 거센 비판도 이어져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등록한 송영길 의원(오른쪽)과 최고위원 후보로 등록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자신들의 후보 자격 논란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등록한 송영길 의원(오른쪽)과 최고위원 후보로 등록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자신들의 후보 자격 논란과 관련, "검찰이 빼앗은 시간은 결격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 의원은 '복당 6개월 미만'이, 김 전 부원장은 '당비 미납'이 쟁점이 됐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 출마 자격에 논란이 불거진 송영길 전 대표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후보 등록을 받아들였다. 송 전 대표는 ‘복당 6개월 미만’, 김 전 부원장은 ‘당비 미납’을 이유로 후보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예외적으로 출마를 허용하기로 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 등은 이번 결정에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민주당 역사의 오점’이자 ‘그들끼리의 의리’에 따른 결과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청년 후보에 다른 잣대를 들이댄 사례까지 부각되면서 ‘비정상의 극치’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17일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에 각각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를 허용하기로 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무기명 투표를 거쳐 예외적으로 이들의 후보 자격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고위에서 부의한 안건을 이날 당무위에서 의결하면서 두 후보 출마는 최종 확정됐다.

‘친명(친 이재명)계’ 후보로 꼽히는 이들의 후보 자격을 결정하는 최고위 표결에는 최고위원 6명 중 5명이 참석했다. 표결 전 ‘친청(친 정청래)계’인 문정복 최고위원이 회의장을 떠났고, 나머지 친청계인 박지원·박규환 최고위원 등 2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은 자신들의 상황을 소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심야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이들의 후보 자격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 당규 4호 10조에 따르면 당직 선거에서 권리당원이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해야 하고, 1년 안에 6회 이상 당비를 내야 한다. 다만 후보 결격 사유가 있으면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당무위 의결에 따라 출마는 가능하다.

송 전 대표는 입당 기간이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2023년 탈당한 그는 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후인 올해 2월 27일 복당했다. 이 대통령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은 당비 납부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일당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복역 과정에서 계좌가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에서 후보 결정을 허용하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SNS를 통해 “송영길, 김용 두 분의 후보 자격 문제가 최고위를 통과해 다행”이라며 “검찰 탄압의 상처를 흠결로 보는 관점은 옳지 않다”고 했다. 친명계 김준혁 의원은 “당 지도부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예외적으로 후보 등록이 허용된 데 거세게 반발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젊은 분들에게 민주당도 검찰이나 사법 적폐 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신호를 줄까 봐 걱정”이라며 “당원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당을 이끌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민주당 역사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긴 날”이라며 “당원들이 사필귀정의 역사를 써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앞서 회의장을 떠난 문 최고위원은 “사안마다 별도 규정을 예외적으로 적용하면 당의 가치가 뭐가 되겠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례가 언급되며 이번 결정이 ‘불공정을 넘은 비정상의 극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2022년 전당대회 당시 박 전 비대위원장은 ‘6개월 전 입당한 권리당원’이라는 규정에 따라 당대표 출마를 위한 서류도 제출하지 못했는데, 같은 결격 사유가 있는 송 전 대표는 예외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8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청년 박지현은 안 되고, ‘686(6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송영길은 되냐”며 “규정은 같은데 사람에 따라 달리 적용하면 그것은 불공정을 넘어 비정상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도 이날 SNS에 “오늘은 민주당이 ‘청년은 안 되고 686은 된다’며 불공정 정당을 선포한 날”이라며 “필요할 때는 청년을 방패막이로 쓰고, 자신들 밥그릇을 지킬 때는 규칙마저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헌엔 원칙과 공정이 아니라 오직 하나, ‘그들끼리의 의리’만 남아 있다”며 “이런 686이 끌고 갈 민주당, 암담하고 참담하다”고 강조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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