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기자재 산업 부산의 새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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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기술지원센터 지경부 혁신센터로 선정

중동지역에는 각종 플랜트 건설이 진행 중이다. 사진은 국내 기업이 오만 소하르에 건설 중인 담수플랜트. 부산일보DB

플랜트기자재 산업이 부산의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플랜트기자재 관련 연구기관이 새로 생겨 이를 중심으로 업계가 협력에 나서는가 하면 조선기자재나 기계 등 지역의 주력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호황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플랜트기자재에 주목, 관련사업 부문을 확대하는 추세다.

플랜트 발전소 등에 필요한 핵심 기자재 중 하나인 밸브 기술 개발을 돕는 '고기능성 밸브 기술지원센터'가 지난 6월 말 지식경제부로부터 올 신규 지역혁신센터(RIC)로 선정되자 지역의 관련업계는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국내 최초의 밸브 전문 연구기관인, 이 센터는 앞으로 조선과 자동차 등은 물론 석유화학 플랜트, 해양 플랜트 등 플랜트 관련 밸브 기술 발전을 위한 종합 지원을 하게 된다.

현재 기업 30여개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는데 앞으로 센터를 중심으로 산·학 및 산·산 협력이 진행되면 지역에서 밸브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철(동아대 기계공학부 교수) 센터장은 "부산·경남지역이 밸브산업의 거점임을 대내외에 인정받았다"며 "원자력 발전소나 플랜트용 고온·고압 밸브는 앞으로 상당한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업들이 기술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최근 플랜트기자재 중에서도 밸브나 피팅(산업용 관 이음매) 등 배관자재 분야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굵직한 계약을 따내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기업 상당수는 조선기자재가 주력이었으나 2000년을 전후해 플랜트산업 발전을 내다보고 자체적으로 플랜트기자재 부문을 꾸준히 확대해 온 덕택에 이 같은 성과를 낳고 있다는 평가다. '바다에 떠 다니는 공장'인 선박에 배관 기자재를 공급해 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육상 플랜트 분야로 과감하게 사업 확장에 나섰던 것도 주효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태광 성광벤드 비엠티 하이록코리아 등 상장사들을 비롯해 10여개사가 있다.

이들 기업은 플랜트 부문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데 태광의 경우 흔히 조선기자재기업으로 분류되지만 플랜트 부문이 전체 매출의 6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플랜트기자재 기업으로 바뀌었고 비엠티도 플랜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이 결정된 탭·밸브 제조업체인 엔에스브이의 김태만 대표는 최근 "플랜트산업은 이제 본격적인 호황을 맞고 있는데 향후 5~7년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플랜트기자재 산업의 성장을 놓고 협력이나 지원이 본격화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플랜트기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지금까지는 선진국 기업들이 엔지니어링 업체로 변모하면서 시장 진입이 용이했고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기술 수준도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고유가 등으로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 분야 플랜트 산업이 크게 확대되면 중국 등 후발 주자들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은 물론 업계 협력 등으로 플랜트기자재 분야 고도화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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