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뼈아픈 교훈 얻었을 것"
2주 만에 출근 김형오 국회의장 '쓴소리'
미디어법 강행 처리 후 2주만인 5일 국회에 첫 출근한 김형오 국회의장이 여야 정치권에 다시 한번 쓴소리를 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사무총장과 도서관장 등 각 기관장과 만나 "이번에 국회가 여야 모두 아주 값 비싸고 뼈아픈 대가를 치르면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여당은 직권상정이 얼마나 어렵고 책임이 따르는 것인지 알게 됐을 것이고 야당은 끝까지 저지만 하려고 하면 결국 다수의 힘에 밀려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미디어법 직권상정과 관련해 "이걸 풀지 않고는 국회 마비로 더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에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이제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장은 미디어법 직권상정 처리 이후 거세지고 있는 야당과 네티즌들의 의장직 사퇴 요구에 대해 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나에 대한 공격은 다분히 선동적인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면서 "'국회의장직을 사퇴하라'고 하시는데, 저의 의장직 사퇴가 문제의 해결책이라면 그리하겠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정치권에 들어와 워낙 험한 꼴을 많이 당했기 때문에 웬만한 비방이나 모함에는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국회가 최소한의 예의와 규칙을 지키고 폭력 없는 국회가 되도록 힘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방겸영 문제가 미디어법의 본질로, 타협 불가능한 것이 아닌데도 이렇게 돼 버린 것은 우리 국회의 정치력 부족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재차 여야의 정치력 부재를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