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기사] 해양직업 13/ 선박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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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만 되면 ‘수십만 달러’ 신이 몰랐던 직장

수년째 조선수주 1위, 그런데 그 선박들은 도대체 누가 사고팔고하나? 그렇지, 중간에 사고 파는 거간이 따로 있었다. 런던 노르웨이 그리스 등에 사무실을 꾸리고 선박을 사고파는 일에 거들면서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사람들. 선박 딜러, 선박 브로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선박 매매시 수수료는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를 챙기는 것이 관행. 
선박딜러의 종류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 중고선박을 직접 사고파는 브로커 △ 신조선 건조를 중개하는 브로커 △ 화물을 실을 선박을 수배해주고 연결시켜주는 브로커 △ 장기간 선박의 임대차를 중개하는 브로커로 나뉜다. 이중 직접 배를 매매하는 이른바 ‘선박 매매 브로커’를 소개한다.

선박 딜러라니?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선박딜러들도 찬바람을 맞았다. 중개가 올 스톱 된 것. 그러나 올 들어 다시금 해운경기와 조선경기가 기지개를 켜면서 웃음을 되찾게 되었단다.
현재 국내에는 선박 전문 딜러가 200~3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코리아의 명성에 걸맞게 국제적으로도 영국과 싱가포르 그리스 뉴욕 중국에 이르기까지 선박중개의 중심 곳곳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규모의 선박중개의 일과 뒤에서 지원하는 인력까지 합치면 1,000여명 정도가 선박중개에 종사한다고 보고 있다.
신조선 중개의 경우 선주 입장에서는 원하는 납기와 품질을 맞출 수 있는 조선소를 선택하니 브로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조선과 해운 활황기가 되면 조선업체들과 해운업체들은 브로커에 대한 수수료를 적잖이 책정하지만 일감이 부족한 요즘에는 수수료도 덩달아 곤두박질한다. 그리고 매매가 성사되지 않으면 중개를 위해 해외 및 국내를 오고가며 소요한 경비는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대개 매매 성사까지 수개월 혹은 2-3년까지 걸리기 때문에 비용 리스크가 상당히 크단다.

선박딜러의 세계

선박의 매매 성사를 위해서는 선박 관련 지식뿐 아니라 경제학, 법학, 금융 등 상공업의 기본 학문에 대한 전문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직종에 들어온 사람들은 대개 해양계 대학을 졸업하고 배를 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해운 관련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뜻을 가지고 영어에 매달리면서 준비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요즘엔 법학 경영 언어학 등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이 업종에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배의 중개는 배를 얼마나 잘 아느냐도 중요하지만 경기 흐름에 따라 경기를 예측하고 선박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사이에서 협상을 잘 이끌어 내고 선박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계약서를 어떻게 쓰고 꾸미느냐가 실무의 정점에 있다. 자연스럽게 법에 밝고 무역실무와 금융에 눈을 뜬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주마간산으로 들여다본 선박중개업의 현장은 통상 1억2천만-1억3천만달러에 달하는 초대형유조선(VLCC)매매를 성사시키면 브로커는 수십만달러를 수수료로 챙기게 된다. 현란한 언어구사능력과 실무지식으로 무장, 대형 선박 1척만 중개시켜도 일반 직장인들의 수년치 연봉을 한 번에 버는 노다지를 캐는 ‘신지식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어떻게 진입하나

과거에는 해무사자격증 같은 게 필요했지만 지금은 관계없다. 해운비즈니스를 잘  이해하려면 우선 배를 잘 아는 직종에서 근무하는 게 유리하다. 해운회사 아니면 조선회사 등에서 관련 실무를 익히거나 아예 중개회사에 취직을 해서 하나하나 배우는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선박 중개회사들은 신입보다는 경력을 우선해서 뽑는다. 시제 쓰기 편하기 때문이다. 학과는 해운이나 해사부문의 학과, 법학 무역 등 경상계열 등의 졸업장을 가지고 있으면 진입에 수월하다. 선박 브로킹에 대해 한국해운중개업협회와 한국해사문제 연구소 등에서 개최하는 전문교육도 미리미리 받아 놓는 게 좋다. 그리고 영어는 필수다. 작문은 말할 것도 없고 정교한 계약서 작성 능력과 딜링 상대의 혼을 빼놓을 수 있는 언어 구사력을 갖추면 금상첨화다.

연봉과 전망은

대개 대졸 초임이 연봉 3천만원선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회사마다 다르다. 경력이 쌓이고 성공률이 높은 ‘픽싱 브로커’가 되면 연봉이 수억원이 넘어가고 계약 성공에 따라서 플러스 알파도 따라준다.
이 직종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앞으로 해운분야는 갈수록 커질 것이 분명하니 성장 가능성은 따 논 당상이다.
팁 하나. 선박 브로커를 하다가 알게 된 인맥을 바탕으로 아예 해운회사나 조선소를 차려서 CEO로 변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만하면 ‘신이 몰랐던 직장’ 아닌가? 
SEA&강승철기자ds5bsn@busanilbo.com

[SEA&기사] 인터뷰/ (주)그랑블루 지대영 대표이사  

“선박딜러는 21세기 물류사회 신지식인입니다”

지대영 (주)그랑블루 대표이사(53세)는 “아침 일찍 출근하자마자 해운 및 조선 관련 시장 동향과 기름 및 화물 시장의 정보부터 체크하고 이어서 세계 시장에 팔려고 나와 있는 선박 매물과 선박을 사려고 하는 구매자의 요구조건을 파악한 뒤 적당한 매물이 있으면 곧바로 국내와 해외의 구매자에게 소개하며 추가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 해 주려면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딜러의 일과를 설명한다.

“요즘은 한국 선주들도 선박을 팔기도 하고 매입하기도 하므로 낮에는 고객을 방문하여 최근 정보를 제공하면서 유대를 강화 한 뒤 오후에는 유럽 시장이 시작하니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 유럽에 있는 딜러들과 업무를 시작하므로 밤이 맞도록 일에 매달려야 한다”고 말을 잇는다.

딜러가 되려는 지망생들이 준비하고 알아야 할 사안으로 “먼저 승선 생활이나 해운관련 회사의 근무 경험을 통하여 선박의 구조와 운항에 대한 해운 실무 지식의 습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실무에 들어갔을 때 선박의 제원 성능별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대처하는데 순간 순간 위력을 발휘한다”면서 “더 나아가 협상 능력, 금융관련 지식 습득 및 관련 되는 사람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한편 선박 딜러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로 지대표는 금융지식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선박 한척의 가격이 보통 수천만 달러에서 크게는 1억달러가 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기 자본만으로 선박을 매입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결국 자기 자본을 20% 정도 제공 하고 나머지는 금융기관을 통하여 자금을 확보해야만 적기에 사업에 요구되는 선박을 매입 할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매매계약이 이루어지면 계약 후 3~5일 이내에 선가의 10%정도의 금액을 송금해야 한다. 때문에 선박매매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능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조선능력은 세계 1위, 해운은 세계 5위로 무한한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 반면, 선박금융이 선진국에 비하여 어려워 선박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 하다”고 말하는 지대표는 “선박 금융의 특이성에 대한 기업 및 금융 기관의 이해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선박 딜링을 “21세기 최고의 지식산업이자 국제적 비즈니스”라고 하면서 딜러들을 ‘21세기 물류사회 신지식인’으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의 연봉에 대해서는 다만 일반 직장인의 수년치 연봉에 맞먹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거래 성사가 쉽지는 않으며 요즘 같이 경기가 좋지 않아 거래가 없으면 셀러리맨의 형편이 낫다고 귀띔한다. 

지대영 (주)그랑블루 대표이사는 한국해양대학교를 마치고 유조선과 화물선 승선에 이어 국내 해운회사와 정유회사에서 약 20여 년간 선박용선 업무와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입 업무를 익혀 기름분야 선박 브로킹의 베테랑. 선박 건조를 중개하는 일에서부터 유조선을 알선하는 일까지 탱커에 관한 한 전 분야를 꿰뚫고 있다. SEA&강승철기자ds5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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