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 재 자연과 문명의 길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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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조성모 '길을 따라서' 전시회

조성모의 'Along the road-Two leaves'. K갤러리 제공

모래와 재를 섞어 재질감을 낸 화폭엔 하나같이 '길'이 존재한다. 아스팔트길도 있고, 단순히 길의 이미지만 그려 넣었다는 느낌이 나는 것도 있다. 맑은 날의 길도 있지만, 안개나 구름 낀 길도 보인다.

K갤러리에서는 1992년부터 뉴욕에 거주하는 서양화가 조성모(53)를 초대해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시 주제는 '길을 따라서(Along the road)'. 작품 속엔 다양한 '길'이 등장한다.

"자연이 인간의 모태라면, 길은 인간이 만든 문명의 산물이죠. 따라서 제 그림은 길을 만드는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계속해야 하는가 묻는 것이지요. 작가로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그림을 통해 화두로 던지는 거지요."

그림 속엔 문명과 자연이 공존한다. 차를 타고 스쳐 지나가는 자연의 풍경 속에서 하나하나의 자연물을 마음에 담았다가 회화의 언어와 내면의 정서를 정제시켜 화폭에 일기를 쓰듯 풀어 놓았다고 해야 할까.

작가는 "1980년대 말, 자욱한 안개가 내려앉은 도로를 지나다 마치 나 자신이 영화의 한 장면에 빠져드는 황홀감을 느꼈다. 그 잔상이 남아 그 후 줄곧 길을 통한 자연과 문명의 관계를 풀어 왔다"고 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은 자연의 측면에서 보면 파괴의 길이다. 작가는 이런 양면성을 지닌 길에 주목한다. 궁극적으로 자연을 삶의 기반인 길과 선명히 대비시켜 우회적으로 자연의 의미와 존재를 일깨운다.

작가는 뇌리에 여러 가지 기억들이 있듯 하나의 캔버스에 다양한 기억과 잔상을 화면 분할 방식처럼 나눠 보여준다. 인간이 가장 자주 쓰는 말인 사랑이란 단어가 들어간 '사랑 길(LOVE ROAD)'이라는 작품도 그렇다. 그는 "'LOVE'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취지에서 사랑의 의미를 화면 분할 방식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이 작품 또한 화폭 속에 자연과 문명의 이미지를 함께 담았다.

그는 "인간은 자연 앞에서 더 겸손하고 진솔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며 "인간이 좀 더 자연과 문명의 균형을 맞췄으면 한다"고 했다. 그가 표현한 '길'은 우리네 삶의 연대기이다. ▶'길을 따라서(Along the road)' 전=13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K갤러리. 051-744-6669. 정달식 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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