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우리가 '넘버 원'] ⑧ ㈜성일에스아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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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으로 플랜트 분야 선도기업 우뚝

㈜성일에스아이엠 우양호 회장이 강서구 녹산동 부산본사 공장에서 파이프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성일에스아이엠의 공장은 부산, 진해, 함안 등 9개에 이른다. 강원태 기자 wkang@

"내 가족만큼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뛰어든 사업이 성장을 거듭해 이젠 직원들은 물론 협력사까지 아우르게 됐습니다. 기본을 지키는 '정도경영'으로 플랜트 분야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튼튼히 할 것입니다."

플랜트용 파이프 제조업체인 ㈜성일에스아이엠 우양호(70) 회장의 포부에는 연륜과 여유가 묻어났다.

첫 개발 '고주파 벤딩기' 효자
독보적 기술력 해외서도 인정
2011년 은탑산업훈장 수상


36년 전인 1978년 창업 이후 한결 같은 기술 개발로 몸소 장인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고객이 필요로 하면 무엇이든 만들어낸다'는 자신감으로 성일에스아이엠을 일궈왔다.

실제로 수십여 년간 성일에스아이엠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고주파 파이프 벤딩기'는 우 회장이 1980년 직접 만들었다.

창업 초기였던 당시 직원 6명을 데리고 임대공장을 옮겨 다녔지만, 부산기계공고 출신의 우 회장은 고객사가 요청한 휘어진 파이프를 만들어내기 위해 밤낮으로 머리를 쥐어짰다.

그 결과 그는 국내 최초로 고주파 파이프 벤딩기 개발을 완료했고, 이 설비를 활용해 고주파로 파이프 배관망 연결 부분을 휘어지게 한 '고주파 벤딩 파이프'를 양산할 수 있었다.

철의 각종 성분을 완벽히 파악하고, 적정비율로 배합해 탄생시킨 성일에스아이엠의 벤딩 파이프는 균일한 두께로 휘어져, 고온·고압을 견디고 가스나 화학물질이 통과해도 변형이 없다.

이러한 독보적 기술력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증을 받았다.

덕분에 성일에스아이엠의 '고주파 벤딩 파이프'는 국내외 조선, 석유 송유관, 가스 배관망, 해수담수화 시설, 화력·원자력 발전소 등 각종 플랜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 회장은 "산업기계를 제조하던 업체가 자체 기술력으로 고주파 벤딩 파이프를 생산하자 입소문이 나면서 1984년부터 국내 조선사와 건설사, 해외 플랜트 건설업체 등에서 주문이 밀려왔다"면서 "이전에는 일본과 독일에서 전량 수입했지만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 제품을 발주처인 해외 오일메이저들이 먼저 요구하고 나서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주파 벤딩 파이프 외에 유압 및 고압연료 분사관, LNG 밸브 유닛, 자동차 엔진의 연료 이동 라인 같은 고품질을 요구하는 제품들도 제조하고 있다. 우 회장을 멘토로 한 기술연구소팀이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여 제품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실적도 특별했다. 1985년 인도네시아의 LNG(액화천연가스)선으로 처음 수출된 성일에스아이엠의 파이프 100여 개가 현지에서 해저 가스를 끌어올리는데 사용됐는데, 바로 그 LNG선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한 배였던 것이다.

우 회장은 "당시 경기도 평택항에서 열린 축하행사에 주요 납품사 자격으로 초청받아 매우 뿌듯하고 감격스러웠던 경험이 있다"고 추억하기도 했다.

성일에스아이엠은 이후 꾸준히 국내 대기업을 통한 간접수출을 늘려왔으며 매년 10% 수준의 직접수출 실적도 유지하고 있다.

일찌감치 1993년 백만 불 수출탑을 받은데 이어 2003년 삼백만 불 수출탑, 2009년 이천만 불 수출탑을 달성했다. 2011년에는 지식경제부 신기술 실용화 촉진대회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우 회장은 "국내 플랜트업계 파이프의 대부분이 아마 우리 제품일 것"이라며 "창조경제 시대에 걸맞게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신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본보·한국무역협회 부산 지역본부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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