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파업·리콜 '삼중고' 현대자동차 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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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풀리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국내외 주요 현안들에 잇따라 맞닥뜨리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내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비 보상 거센 후폭풍
노조 파업안 70% 가결
미국 내 리콜도 속수무책
그룹 준비상체제 운영 속
정의선 후계 구도 '고심'

그룹의 주요 현안들로는 연비소송과 파업, 미국 내 리콜, 후계구도 등이다. 이들 가운데 한 가지 현안만 해도 전사적 대응이 필요할 정도의 사안인데 한꺼번에 몰리면서 그룹이 거의 '준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현안 가운데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싼타페'를 둘러싼 연비소송. 소송 자체도 부담이지만 그룹 이미지와도 맞물려 있어 부담이다.

현대차는 사과문과 함께 자발적 보상안까지 내놨으나 보상액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집단 연비소송은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대당 최대 40만 원을 보상키로 했다. 하지만 해당 모델을 소유한 고객들은 "현대차에서 제시한 보상액이 미국(37만 원) 수준과 비슷하지만 국내 유류비가 미국보다 비싸기 때문에 결국 미국 보상액보다 훨씬 적게 책정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그룹 내부적으로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4일 4만 7천여 명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전체 조합원의 69.7%에 달하는 찬성을 얻었다. 18일 중으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시기, 규모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을 실시하면 1·2차 협력사의 생산 차질 규모는 하루 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에서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 내 잇따르고 있는 리콜 문제. 현대차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강경 분위기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리콜은 토요타와 현대차에 대한 손보기 차원이어서 현대차의 대응 여부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면서 "문제는 이 같은 리콜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도 그룹 안팎의 이목이 집중돼 있어 고심거리다.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고리에서 가진 지분은 1.7% 수준이어서 어떻게 경영권을 가져갈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공정위와 금융위, 국세청, 검찰 등 금융·사법당국은 지분 이동과 자금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선 정 부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를 사들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5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재계 안팎에선 최근 정 부회장의 이노션 지분 매각, 계열사별 합병 논의 등도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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