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숨은 '이바구'… 新전설의 고향] 하동 칠불사와 목통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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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왕의 일곱 왕자 성불 '탄소 제로 마을'로 거듭난다

가락국 허황옥과 7왕자의 전설이 깃든 경남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 칠불사. 하동군 제공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과 왕후 허황옥은 모두 10명의 왕자를 두었다.

큰아들 거등은 왕위를 계승하고 김씨의 시조가 됐고, 둘째·셋째는 어머니인 허왕후의 성을 따라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됐다. 나머지 일곱 왕자는 허왕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을 따라 가야산에 들어가 수도를 했다.

불 때면 49일간 따뜻
경내 '亞字房'세계적 명성
태양광·지열·풍력 이용
에너지 자립·관광자원화


왕후가 아들들이 보고 싶어 자주 가야산을 찾자 장유화상은 수행에 방해가 된다며 왕자들을 데리고 지리산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왕후가 다시 아들을 만나러 지리산으로 찾아갔지만, 수행에 방해가 된다며 장유화상이 제지했다.

칠왕자가 성불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았다는 영지. 하동군 제공
한참 뒤 또다시 지리산을 찾아 온 허왕후를 장유화상은 예전과는 달리 반갑게 맞았다. 수행을 했던 아들들이 이미 성불을 했으니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이때 '어머니, 연못을 보면 저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라는 소리가 들려 연못(影池)을 보니 황금빛 가사를 걸친 금왕광불(金王光佛), 왕상불(王相佛), 왕행불(王行佛), 왕향불(王香佛), 왕성불(王性佛), 왕공불(王空佛) 등 일곱 생불(生佛)이 공중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 후 아버지 김수로왕은 크게 기뻐하며 아들들이 수행했던 곳에 칠불사를 세웠다.

이 절은 한 번 불을 때면 49일간 따뜻했다는 아(亞)자방(경남 지방문화재 제144호)으로도 유명하다.

벽안당 아자방(亞字房)은 세계건축대사전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독특한 양식으로, 서산대사가 좌선한 곳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2008 하동관광 스토리텔링

가락국 허왕후과 7왕자의 전설이 깃든 칠불사 인근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 목통마을 일대가 '탄소 제로 마을'로 거듭난다.

한 번 불을 때면 49일간 따뜻했다는 이곳 칠불사의 '아자방' 에 얽힌 전설이 현세에 그대로 실현되는 것 같아 신비롭다.

하동군은 "오는 2018년까지 17가구 42명이 사는 목통마을 일대를 국내 첫 100% 탄소 제로 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목통 도깨비마을'로 명명될 이 탄소 제로마을은 지역 특성에 맞는 이용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 개발, 이용하면서 이를 관광자원화 할 예정이다.

태양광·지열·풍력 등을 이용해 이 마을의 에너지 자립 기반을 구축하고,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지난 1810년 김해 김씨 삼현파의 한 할아버지가 만든 아주 유명한 물레방아 시설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지난 1960년대까지 수량이 많은 연동골 계곡에 보를 막아 만든 큰 물레방아는 목통 주민은 물론 인근 범왕·신흥마을과 주변인 전남 구례군 피아골·논평·사상마을 주민들까지 이용했다고 한다.

당연히 계곡물을 이용한 물레방아 소수력발전소, 풍력발전기 등이 이 마을의 에너지 자원이 될 예정이다.

이에 하동군은 마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해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문화 융합 관광단지도 만들 계획이다.

물레방아에서의 사랑 이야기, 전국에서 화개장터로 이어지던 보부상길 이야기, 참선 명소인 칠불사 이야기 등이 주요 소재가 될 전망이다.

하동군은 "지리산 두메산골 중 하나인 이 마을이 탄소 제로 마을로 조성돼 본격 운영되면 청정 이미지를 통한 지역 관광활성화와 마을 소득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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