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 '불편한 동거' 끝낸다…지분 매각 추진
협업 프로젝트, 경영권 확보까지 잇단 실패…실익없다 판단한 듯

[비에스투데이 류세나 기자] 넥슨이 결국 엔씨소프트와 각자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전략적 협업을 위해 2012년 6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로부터 이 회사 지분을 인수한 지 약 3년 여 만의 일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15.08%)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팔기로 하고 기관 수요 예측에 들어갔다.
수요 예측 주관사는 모건스탠리가 맡았으며, 주당 매각가격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할인율 3.3~8.4%를 적용한 18만~19만원 수준에서 결정된다.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매각은 장이 열리는 16일 오전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넥슨의 이번 지분 처분은 엔씨소프트와의 사업 협력 관계를 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초 불거진 두 회사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후 더 이상의 협업이나 경영 참여가 어렵다고 판단, 엔씨소프트 지분 보유가 더 이상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선 2012년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미국의 유명 게임사 일렉트로닉아츠(EA)를 공동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김택진 대표의 일부 지분(14.7%)을 인수했다.
그러나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EA 인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온라인게임 '마비노기2' 등 게임 공동개발로 협업을 재시도했지만 상이한 게임 개발 문화로 이 역시 실패했다.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서 실익을 챙기지 못한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올 1월 엔씨소프트 지분을 추가로 매수, 경영참여를 선언하는가하면 주주제안서를 공개하는 등의 방법으로 엔씨소프트를 압박해왔다.
이 과정에서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와의 지분스왑을 통한 우호 주주로 나서면서 엔씨소프트는 넥슨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넥슨과의 갈등골은 더욱 깊어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주식 블록딜 추진에 앞서 외국계 투자자와 사전 교감을 나눴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날 블록딜로 나온 물량은 총 330만6897주, 할인율을 감안하면 주당 가격은 18만~19만원 선이다. 주식 전량이 매물로 나왔기 때문에 주식 대금은 최소 6000억원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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