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9년 만에 스스로 찾아나선 해답(인터뷰)

“진실은 어디 있는가? 내 방식으로 그걸 찾을거야. 네가 필요하지 않지. 때론 미칠 거고, 때론 잃을지도 몰라. 하지만 답을 찾게 될 거야.”(Where is the truth? I'm trying to find my, I'm trying to find my way. I don't need you. Sometimes I'm crazy, Sometimes I'm lost, But I will find an answer.) - ‘테이크 미 나우’(Tkae me now) 가사 中
늘 누군가 만들어 준 모습 속에서 남들이 원하는 답을 말하던 밴드 FT아일랜드가 이제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18일 발매한 여섯 번째 정규 앨범 ‘웨어스 더 트루스?’(Where's the truth?)의 타이틀 곡 ‘테이크 미 나우’를 통해서.
앨범 제목에서부터 풍겨오는 반항기는 더욱 강렬해진 FT아일랜드의 음악 세계를 예고하는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FT아일랜드는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우리의 모습을 찾아나갈 것”이란다. 이는 기존 FT아일랜드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 Where's the truth?
FT아일랜드가 직접적으로 내던지고 있는 이번 앨범의 주제이자 앨범 명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곡은 이틀 곡 ‘테이크 미 나우’다. 이 노래는 그들이 당면한 문제와 거짓들을 전부 불태워 버리고 진실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직설적 가사를 하드록으로 표현했다.
FT아일랜드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우리는 늘 친구들 혹은 부모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조언을 듣는다”면서 “하지만 자기 자신이 부딪혀 보고 경험하지 않으면 그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그렇게 살아왔다”며 “코스를 밟아서 살아가는 정해진 틀이 있었다. 하지만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하고 싶었던 대로 하면서 살길 바란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맛보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FT아일랜드 자기 자신들의 마음가짐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드러머 최민환은 “데뷔 이후로 대중적인, 보컬 위주 음악을 많이 했다”면서 “밴드이면서도 아이돌 같은 대중성을 가져가려 한 이유는 사람들이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해야 인기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그렇게 밴드를 이끌어오다 보니 그건 우리의 색깔이 아닌 것 같았다”며 “이번부터는 주위의 조언들 보다는 하고 싶은 걸 해보고자 했다. 우리를 찾아 나서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덧붙였다.
이 말처럼, 모두 아홉 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 담겼다. 마음가짐 혹은 공표하는 메시지를 담아낸 타이틀 곡 ‘테이크 미 나우’를 비롯해 전곡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직접 담당했다. 의미만큼이나 강렬한 사운드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FT아일랜드의 모습을 보여줬다.
■ FT아일랜드, 밴드와 아이돌 그 경계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찾겠다는 마음이 데뷔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갑작스레 나타난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1집 앨범 ‘치어풀 센서빌리티’(Cheerful Sensibility)로 데뷔한 FT아일랜드는 올해로 10년차다. 내년이면 꼭 10주년이 된다. 그럼에도 아직 평균연령 26세를 자랑하는 이 팀은 어린 나이에 데뷔해 갖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바로 정체성 때문에.
“저희의 가장 큰 고충은 어린 나이에 아이돌로 데뷔해서 인디신의 욕이란 욕은 다 먹었던 것이에요. 그렇게 욕을 먹고 커가면서 ‘그래도 이건 해야 한다’는 마음이 되게 컸죠. 결론적으로는 저희가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요.”(이홍기)
데뷔 초반 FT아일랜드는 아이돌 중에서는 처음으로 밴드 콘셉트를 내세웠다. 보컬, 기타, 키보드, 드럼까지 나름 구성도 갖췄다. 비주얼도 훌륭했고 바이브 류재현, 조영수, 윤건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의 곡으로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잘 기획해 만들어 놓은 아이돌 그룹 같은 느낌을 감출 수 없었던 FT아일랜드는 대중성까지 갖춘 ‘사랑앓이’로 히트,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흔하지 않은 콘셉트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론 ‘사랑앓이’를 잇는 ‘너 올 때까지’ ‘사랑후에’ 등의 히트곡을 줄줄이 배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FT아일랜드를 두고 진짜 밴드가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홍기는 “지금은 그런 반응이 있으면 웃으며 넘길 수 있다”며 “하지만 그때는 ‘얼굴 한 번 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반항심이 컸다. 그러나 다섯이 아니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는 너무나 많았지만 딱 하나 가장 아팠던 것은 이미지를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쉽게 인정을 얻을 수가 없더라”며 “그게 가장 어려웠던 숙제였다”고 털어놨다.
숙제를 떠안은 FT아일랜드는 작곡 작사 공부 열심히 하면서 능력을 겸비하고자 노력했고, 이는 지난해 발표한 정규 5집 앨범 ‘아이 윌’(I WILL) 때부터 서서히 드러났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집약된, 완성형 ‘터닝포인트가’는 이번 6집 앨범 ‘웨어스 더 트루스?’가 됐다.![[ 20160722000014 ] FT아일랜드, 9년 만에 스스로 찾아나선 해답(인터뷰)](http://cms.busan.com:8080/multimedia/IMG/PREV/2016/07/22/20160722000014.jpg?randomNumber=0.6298763040022989)
■ FT아일랜드의 성장은 현재 진행 중
포기할 법도 했다. 평생 들을 욕이란 욕은 다 들었던 것 같으니까. 하지만 베이스 이재진은 “밴드의 매력은 호흡"이라며 "각 멤버가 살아있는 음악을 하나씩 연주하는데 그것이 모여 곡을 이루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밴드를 버리지 못한 멤버들은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FT아일랜드를 떠나지 않고 이를 지켜가고 있다.
이제야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힌 FT아일랜드는 계속해서 밴드를 꾸려나갈 계획이다. 먼 미래까지 계획해 놨다. FT아일랜드는 “밴드는 나이를 먹어야 멋있다”면서 “50살 넘어서까지 함께 밴드를 하는 모습을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비밀’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이홍기는 “큰 밑그림은 그려놨지만 어떤 모습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많은 분들이 저희가 성장해 나가는 걸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웃었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