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운, 진정한 밴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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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가수’ 정진운은 잊어라. 이제는 밴드의 보컬로, 프론트맨으로 거듭나기 시작했으니.
 
정진운은 지난 28일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클럽투어 ‘윌’(WILL)의 마지막 서울 공연을 개최했다. 특히 이번 클럽투어는 ‘가수 정진운’이 아닌 ‘정진운 밴드’의 공연인 만큼, 관객들과 더욱 가까운 곳에서 호흡할 수 있는 무대로 꾸며졌다.
 
이날 정진운은 보컬 그룹 2AM으로 잘 알려져 있던, 감성 깊은 발라드로 감동을 전하던 이전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가 변화를 예고했던 싱글 앨범 ‘윌’처럼, 지난 2011년 결성한 ‘정진운 밴드’와 함께 무대를 즐겼고 뛰어놀았다.
 
■ 호응 유도부터 입담까지, 만능 재주꾼 정진운
 
정진운이 공연을 이끌어 가는 진행 능력은 수준급이었다. 데뷔 9년차라는 경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매끄러운 진행 능력이었다. 소소한 농담으로 관객들의 분위기를 풀고, 재치 있는 한 마디 한 마디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고 ‘걸어온다’ ‘꽃잎 떨어질 때’ ‘기억을 밟는 소년’을 선보인 뒤 말문을 연 정진운은 “세 곡에는 나름 스토리가 있다”며 이들 세 곡을 묶어주는 주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걸어온다’에서는 나에게 이별을 고할 그녀가 걸어온다. 이별한 뒤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꽃이 떨어진다. 그녀와 함께 보기로 한 꽃이 떨어지는 데 이는 ‘꽃잎 떨어질 때’의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기억을 밟는 소년’이라는 곡에선 날 잊은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기억 속에서 그녀를 찾아 헤매고, 상상한다”고 말했다.
 
이내 곧 “사실 분위기 있는, 조용한 곡을 앞에서 빨리 끝내려고 했다”며 “그런 취지로 세 곡을 일찍 끝냈다. 이야기도 어찌보면 끼워맞춘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밴드 사운드와 감성적인 멜로디가 더해진 공연이 끝난 뒤로는 ‘싸이코’(Psycho) ‘레테’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정진운은 2AM의 노래 ‘이노래’ ‘죽어도 못 보내’ ‘잘못했어’를 편곡해 선보여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관객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도록 유도하면서 뜨거운 분위기를 가열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퀸(Queen)의 ‘크레이지 리틀 띵 콜드 러브’(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를 비롯해 ‘서머 록 앤 롤’(Summer rock n'roll) ‘라라라’ ‘지금이 아니면’, 앙코르 곡 ‘윌’ ‘걸어온다’까지 신나는 곡으로 열광적인 무대를 꾸몄다. 모두 손을 들고 뛰는 것은 물론, 관객들은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알 수 있도록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장을 후끈하게 했다.
 
앙코르 공연 직전에는 미리 계획하지 않았던 일인냥 너스레를 떨다가도, 팬들에게 “밴드의 마지막 멤버는 너희들이었습니다”라고 말해 팬심을 저격하기도.
 

 
■ 정진운 아닌, 밴드로서 나아갈 길
 
정진운이 2AM이란 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게 해준,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을 테다. 음악적 고민이 있었기에 정든 소속사를 떠났던 것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세계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중요했다.
 
여기서 정진운은 밴드를 택했다. 발라드 가수였던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꽤나 파격적인 변신이다. 지난 6월 발표한 ‘윌’도 그랬다.
 
단순 변신을 위해 밴드를 택한 것은 아니었다. 콘서트 무대 위에서의 정진운은 밴드 보컬로서, 프론트맨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기타를 연주하며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고, 관객들과 함께 뛰놀며 웃는 모습이 인상적일 만큼 밴드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진운 밴드’라는 하나의 밴드로서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정진운이 최근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해 “정진운 밴드로 돌아온 정진운”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밴드를 한 지는 7년이 됐다. 많은 분이 모르셔서 이번에는 앨범내고 홍보를 열심히 하고 다닌다”고 밝힌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어필되고 인식되는 것은 ‘정진운이 하는 밴드’이지, ‘정진운 밴드’라는 그 자체가 아니었다. 때문에 밴드 멤버들을 위해 개인 공연 시간을 줬지만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고, 대대수가 정진운을 보러 온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는 밴드 곡이 아닌, 커버곡으로 무대를 꾸몄다는 데서도 ‘정진운 밴드’의 한계와 직면한다. 물론 호응이 중요한 클럽 공연에서 인지도가 부족한 ‘정진운 밴드’가 널리 알려진 곡들을 선택한 이유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밴드로, ‘정진운 밴드’를 알리고 그들의 노래에 열광케 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음악 세계로 대중을 설득하는 등 더욱 힘겨운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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