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모이고 세 과시하고… 의장 자리 두고 지지 세력 ‘양분’ [부산시의회 의장 선출 난항]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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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무길·이종진 갈등의 골 깊어져
양측 별도 회동 추진하며 기싸움
상임위원장 놓고 재선 의원 경쟁도
줄 세우기 논란에 의회 신뢰 흔들

부산시의회. 부산일보DB 부산시의회. 부산일보DB

제10대 부산시의회 의장 선거가 합의 추대 가능성을 사실상 접고 본격적인 세 대결 국면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의장 후보군을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양분된 가운데 공개적인 세 결집 움직임까지 나타나는 등 내부 갈등이 격화하면서 시의회가 출범도 전에 내홍에 휩싸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재수 부산시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보다 의장직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권력 경쟁이 부각되면서 의회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부산 정치권에 따르면 10대 전반기 시의회 의장 선출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3선 강무길(해운대4) 당선인과 이종진(북3) 당선인을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양분된 가운데 양측이 각각 따로 회동을 추진하며 세 결집에 나섰다.

이종진 당선인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재선 시의원 당선인들은 18일 별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강무길 당선인 측 역시 이번 주 별도 모임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되던 접촉과 지지 확보 경쟁이 최근에는 공개적인 세 과시 양상으로 번지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두 당선인 모두 전반기 의장직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재선은 물론 초선 당선인들을 상대로 지지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의장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초선 당선인들과 별도로 연락하며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은 전날 열린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 시정 견제 기자회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 재선 시의원 당선인들이 전재수 시정에 대한 견제 의지를 밝히는 자리였지만, 실제로는 의장 후보군과 가까운 인사들이 각각 별도 회견을 열며 세를 과시하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장으로 변질됐다. 당초 국민의힘 소속 9대 시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시정 견제 메시지를 내기로 했지만, 이런 약속마저 깨지면서 내부 균열상이 드러난 셈이다. 시정 견제라는 공동 과제보다 의장 선거를 둘러싼 내부 주도권 경쟁이 우선적으로 부각됐다.

의장 선거 결과에 따라 상임위원장 배분과 당선인들의 시의회 내 영향력이 결정되는 만큼 사실상 차기 원 구성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러한 분열이 시의회 본연의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한 시의회는 부산시장 선거 패배 이후 전재수 시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동시에 협치를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의장 선거를 둘러싼 줄 세우기와 계파 싸움이 계속될 경우 시의회가 정책 경쟁보다 내부 권력 다툼에 매몰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현재로서는 합의 추대보다 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국민의힘 시의원 당선인들은 오는 23일 본회의가 마무리된 이후 내부 경선을 통해 의장 후보를 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당내에서 단일 후보를 정리한 뒤 본회의 의장 선거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경우 패배 진영의 반발이 장기화하고 향후 원 구성 과정에서도 후유증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가 밀리는 진영이 11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과 연대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의회가 시민의 기대를 외면한 채 자리 다툼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의회 전체의 신뢰도와 권위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부산시의원은 “의장 선거가 일방적인 분열과 줄 세우기 모습으로 흐르고 있다”며 “시의회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데 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다투는 모습은 초선들에게 못 보일 꼴을 보이는 것”이라고 자성을 촉구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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