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D데이] 탄핵 표결에 미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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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청문회, 입장 유보 의원 '표심' 움직였을까?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열렸던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는 여야 의원들이 이미 대부분의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던데다 야권의 경우 당론으로 탄핵안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큰 흐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아직 탄핵안 찬반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 내 중립성향 의원들에게는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난 새로운 사실과 증언들이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출연금 대가성 못 밝혀
일부 의원 '반대' 선택할 수도

최순실 씨 권력 확인 증언은
찬성표 선택에 영향 미칠 듯

탄핵안 가결 정족수(200명)를 채우기 위해서는 야당 및 무소속 172명에 새누리당 의원 최소 28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여당의 중립성향 의원들은 사실상 탄핵안 가부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따라서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과 국정농단의 실체가 탄핵안 통과 여부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6일 열렸던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대부분의 총수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거나 최순실 씨 측에 전달한 금품이 아무런 대가성이 없었다는 진술을 했다. 이 같은 진술이 특검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도 유지되고, 더 이상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에 대한 심리를 할 때도 이같은 점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 때문에 새누리당 의원들 중 일부는 이번 탄핵소추안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열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최순실 조카 장시호 씨 등에 대한 청문회에서도 새로운 의혹이 불거진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차은택 씨나 고영태 씨가 언급한 최순실씨의 영향력 등에 대한 증언이 대거 나오면서 박 대통령에게 불리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차 씨는 최 씨와 관련, "대통령에게 이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최 씨와 대통령이 거의 같은 급에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등으로 진술했다. 고 씨도 "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는 데 저도 좀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 씨가 현 정권에서 대통령에 버금가는 권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주변인들의 입을 통해 확인되면서 탄핵안 가결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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