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 시장 못한다' 45%의 쓴소리에 귀 기울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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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부정적이다. 직무를 '잘 못 수행한다'(44.8%)는 응답이 '잘한다'(33.7%)보다 11.1%포인트(P)나 많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인 부산일보와 경남신문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5일까지 부울경 지역 19세 이상 1023명(부산 517명, 울산 117명, 경남 3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다.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상승마감할지 이대로 주저앉을지 기로에 서 있다.

서 시장은 위기감을 거론할 만큼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연령별로 60대 이상만 '잘한다'는 응답이 58.7%였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부정적이었다. '잘한다'와 '못한다'가 20대는 18.6%와 52%, 30대는 5.5%와 62.4%, 40대는 28.6%와 44.8%로 각각 집계됐다. 50대는 엇비슷하게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가 젊은 층의 설문조사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남탓만 할 수도 없다.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김기현 울산시장은 이번 조사에서도 긍정평가(48.5%)가 부정평가(29.0%)보다 19.5%P 높았다. 정치적 여건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 시장은 현장 우선, 시민 중심, 책임 시정을 민선 6기 시정 목표로 내세웠지만 고위 공무원들의 잇따른 비리 사건으로 묻혀 버렸다. 굵직한 공약사항들도 더딘 진척을 보이고 있다. 임기 중 2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약속은 조선업 불황으로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문화 융성을 주창하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검열 논란을 불러온 것도 젊은 층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서 시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부산시민의 행복으로 귀결된다. 민선 6기가 이제 1년 반가량 남았다. 일을 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서 시장에게는 결승선을 앞둔 마라토너처럼 감동적인 역주가 필요해 보인다. 그에 앞서 시민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쓴소리 속에서 건져 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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