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 선언 손학규-국민의당, 정책으로 승부하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전격 선언했다. 손 의장은 앞으로 안철수 전 대표 등과 함께 국민의당 대선후보 통합경선에 참여할 예정이다. 손 의장과 국민의당의 이 같은 통합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무성하게 제기되어 왔던 '스몰 텐트'로 대변되는 정치권의 '새판 짜기'가 현실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도 진영의 세력 확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차기 대선은 진보-중도-보수 진영 간의 3각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 의장과 국민의당 통합 세력은 '개혁적 중도'를 표방하면서 개혁과 통합, 새 정치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정치 세력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경쟁력 있는 단일 대선 후보를 내세워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총선과 최근의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보수-진보 진영의 극한적 대결 구도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요구를 담아낼 새로운 통로가 마련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중도'의 실체와 개혁의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아직 불명확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기존의 보수·진보 진영 정당 모두를 패권 정당이라고 비판하는 것만 눈에 띌 뿐이다. 만약 특정 정치인 또는 정치 세력에 대한 반대를 내세워 스스로를 중도라고 이야기한다면 그 같은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손 의장과 국민의당이 앞으로 외연을 더 넓히고 우리 정치를 실질적으로 바꾸는 진정한 제3세력이 되려면 '개혁적 중도'라는 기치에 걸맞은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이 있어야 한다. 왜 진보나 보수가 아닌 중도가 국민의 삶에 더 필요한 노선인지, 그리고 그것이 기존 정당들과 어떤 점에서 차별성이 있는지를 말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국민의 지지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책이 아닌 특정 사람에 대한 반대가 중심이 되는 정치 세력 간의 통합이라면 그것은 결국 정권만을 목표로 하는 또 다른 정치적 이합집산에 그쳐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