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P2P금융, 안전성 확보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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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밖 금융의 하나인 'P2P(개인 간 거래) 금융'은 안전성 우려에도 올해 빠르게 성장했다. 투자자에게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로, 신용이 낮은 대출자에게는 자금 마련 통로로 자리 잡으며 제도권 금융이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를 파고든 덕분이다.

그러나 연체율 상승 등 부작용 우려도 커졌다. 관련 업계는 내년 초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개정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월 말 기준 회원사 누적대출액
1조 6516억여 원 내년 2조 돌파
안전성 위험 우려에도 '급성장'

업계 "신뢰성 높이는 육성 방안을"
P2P 가이드라인 개정 한목소리

25일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58개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은 전월 대비 794억 원(5.1%) 증가한 1조 6516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내년 초에는 2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4배 안팎 성장한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관투자자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 부동산 개발 사업 위주로 투자하는 타이탄인베스트의 경우 피델리스자산운용으로부터 자금을 유치, 부산의 한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 수도권 P2P업체의 경우에는 기관투자자나 벤처캐피털사에서 수십억 원씩 투자를 유치한다. 피델리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은 사모펀드 상품을 만들어 P2P 업체에 투자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 제시한 P2P 가이드라인에 따라 투자금 한도가 1000만 원으로 제한된 개인 투자자들도 한때 주춤했지만 다시 발걸음을 늘리고 있다.

부산 P2P 금융 시장은 출발 단계다. 타이탄인베스트가 최근 대출 약정액 100억 원을 돌파하는 시장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이 업체는 부산 건설사 대성문이 전액 출자한 P2P 업체라는 점 등을 내세우며 투자자를 늘렸다. 수도권 투자자 비중도 큰 상황이다. 타이탄인베스트 채창호 대표는 "P2P 금융은 투자자와 대출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구조"라며 "부산·경남의 부동산 물건을 가장 정확하게 아는 업체라는 점을 내세워 지역 고객들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P2P 업계는 연체율 상승 문제도 맞닥뜨리고 있다. 연체한 지 30일이 지난 대출금 비율을 의미하는 연체율은 지난 4월까지 1%대를 유지했으나 10월에 6%까지 치솟았다 다시 4%대로 떨어졌다. 문제가 된 업체가 협회에서 제명되거나 탈퇴하면서 단기간에 연체율이 떨어졌는데 투자자로서는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자율 규제와 법적 구속력 없는 정부 가이드라인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현 P2P 가이드라인 시행 기한이 내년 2월 끝나는 점을 고려, 가이드라인 개정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P2P금융협회도 최근 업계 의견을 취합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채 대표는 "P2P 업계 스스로 투자자 보호 등 자율 규제에 동참하는 분위기"라며 "금융당국도 P2P업계 신뢰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도 가능하도록 육성 방안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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