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자성대부두 허치슨터미널에서 3000마리의 붉은불개미가 발견되는 등 대형 서식지가 발견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2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아직 어느 컨테이너에서 나왔는지는 모른다. 유입시기도 앞으로 유전자 분석 등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며 "그러나 확산되면 가축에 큰 피해를 주는 등 생태계 교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노수현 식물검역부장이 붉은불개미 긴급방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근 부산항과 평택항에서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브리핑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노수현 식물검역부장과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가 나섰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주개미가 발견됐다고 하는데 처음 있는 사례인가.

▲(이하 노 부장) 여왕개미가 번식을 위해서는 수개미와 암개미가 있어야 한다. 그 암개미 중 번식능력이 없는 것은 그냥 일개미가 되고 번식능력이 있는 것은 공주개미가 된다. 공주개미가 어느 정도 자라면 24도 이상 온도조건 등 기후조건이 적합하면 결혼비행을 한다. 공주개미와 수개미가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면서 짝짓기 행위를 한다. 이후 다시 지상에 떨어지면 새로운 개미집을 형성하고 군집을 만들어나간다.

-그런 것이 어떤 의미는 갖는가.

▲결혼비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공주개미가 낙하해 인근에 새로운 군체를 형성하는데 이번에 수개미가 발견되지 않아 우리는 (이번에 발견된 군체는) 결혼비행이 실패한 게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10마리가 발견된 부산항이 이번에 3000마리가 발견됐다.

▲(이하 류 교수) 올해 이렇게 개미가 발견된 것은 아직 개미가 완전히 정착됐다고 볼 수는 없고 아직 이제 서식단계에 있다. 현재 상태에서는 아직 다른 군체들이 많이 없는 상태라고 판단된다.

-독성이나 인체유해 정도는.

▲독성은 과민성 반응을 일으키는 분들이 많은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제가 직접 붉은불개미 군체에 손을 넣고 직접 쏘여봤다. 그렇게 많이 힘들진 않았다. 벌들은 대부분 독성 성분이 단백질인데 붉은불개미는 솔레놉신이라는 특이성분이 있어서 그 성분이 사람 몸에 들어오면 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된다.

-이번에 발견된 붉은불개미가 주변에 확산됐을 가능성은.

▲(이하 노 부장) 최초 발견된 지점부터 균열면을 따라 쭉 조사했는데 11개의 개미집을 발견됐다. 이번에 파본데는 발견된 지점에서 40m 범위내에 있는 3군데 지점을 팠다.

-어느 컨테이너에서 나왔다는 추정은.

▲추정은 어렵다. 허치슨부두의 경우 중국에서 들어온 게 65% 정도로 중국발 컨테이너가 가장 많다. 발견된 지점은 식물검역존에서 한블럭 정도 떨어져 있다. 식물검역존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불개미 유입에 따라 컨테이너 야드 바닥에 대한 점검을 새로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발견된 것이다. 컨테이너가 들어와도 우리가 열어볼 수 있는 것은 식물검역 대상 컨테이너뿐이다. 전체 컨테이너의 5% 정도밖에 안된다.

-이번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3~4개월 전에 유입됐다고 추정하면 되나.

▲유입시기에 대해선 유전자 분석 형태라든가, 정밀예찰조사를 통해 인근에 더 있는지 없는지 이런 것을 파악하고 난 다음에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항에 3000여마리가 무더기로 발견됐는데 여왕개미는 왜 발견안됐나.

▲개미들이 컨테이너 바닥에서 이미 번식을 했다. 처음 알을 낳아서 부화해서 성체까지 되는데 보통 30~40일 걸린다. 그런데 그 기간이 여왕개미에게는 굉장히 취약한 시기다. 일개미들이 가져다주는 영양분을 먹어야 하는데 일개미들이 다 없어지면 영양분을 보급받을 데가 없다. 그래서 날개가 떨어지고 움직이기도 어렵다. 하지만 통상 불개미를 잡더라도 여왕개미는 못잡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부산항 위에서 여왕개미가 결혼비행을 한번 한 것인가.

▲결혼비행을 했을 수도 있고 외국에서 결혼비행을 해서 컨테이너에 묻어서 들어왔는지는 확정해서 말하기 곤란하다.

-붉은불개미가 생태계 교란도 시킬 수 있나.

▲(류 교수) 가장 피해가 많은 나라가 미국인데 미국사례를 보면 가축과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가축같은 경우는 소 돼지를 키울 때 불개미가 달라붙어서 굉장히 많이 괴롭힌다. 원래 잡식성이라 뭐든 잘 먹는다. 그래서 어디든 잘 서식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는 개미다. 미국에서는 붉은불개미 때문에 연간 6조 원의 피해를 본다고 나와 있다.

-개미류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은 코코넛껍질,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은 수입 컨테이너 전체를 개장 검사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영구히 개장검사를 하게 되나.

▲(노 부장) 지금 개장검사는 지난해 처음 발견됐을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 영구히 개장검사를 할지는 명확하게 말을 못하겠다. 병해충 발견상황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쭉 보면서 결정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