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더 게스트 종영②] #한국형 엑소시즘? #투 머치 토커? #좀비랜드?, 아쉬운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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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에 이어

영화 '곡성'과 '검은 사제들'은 국내서 보기 힘든 오컬트를 소재로 한 공포스릴러로 큰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하지만 스크린과 달리 안방극장에선 이런 소재를 접할 기회가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오컬트 공포드라마의 대표작 목록을 작성한다면 맨 위를 장식할 수 있는 작품이 등장했다. 지난 1일 종영한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이하 손 더 게스트)가 그 주인공.

이 작품은 가상의 고장 계양진에서 시작된 박일도라는 큰 귀신을 쫓는 영매 윤화평(김동욱), 구마사제 최윤(김재욱), 형사 강길영(정은채)의 이야기다. 오컬트 공포물과 스릴러 수사물을 적절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혼합시켰다. 그 결과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TV드라마 화제성 상위권에 오르고, 밤 11시라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4%라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손 더 게스트'는 배우들의 호연, 공포 분위기 연출 등의 장점 덕분에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반면 소재 활용의 아쉬움, 힘이 살짝 빠진 후반부 등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Sorry #1. 아쉽다 '한국형 엑소시즘'

이처럼 '손 더 게스트'는 장점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 중 가장 손꼽히는 것은 '한국형 엑소시즘'에 대한 부족함이었다. 극 초반 무당(이용녀)가 윤화평에게 눌림굿을 할때만 하더라도 박수, 굿, 주술을 통한 퇴마를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극 전제척으로 윤화평이 감응으로 시작하면, 퇴마의 마무리는 최윤의 카톨릭 구마의식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국형 엑소시즘'은 가끔 등장한 육광이 방울을 흔드는 것을 제외하면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이런 이유로 윤화평이 설정상 영매의 역할로 제한된다면, 육광이 직접 퇴마까지는 못해도 최윤과 공조했으면 어땠을까? 그가 박수무당으로서의 능력을 좀 더 다양하고 많이 보여줬다면 '한국형 엑소시즘'을 좀 더 충실히 보여줄 수 있었을거란 아쉬움이 있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박일도를 봉인하기 위해 윤화평이 선택한 것이 팔문금쇄진이라는 주술이다. 이는 육광이 생전에 가르쳐 준 것으로 드라마의 마무리는 어쨌든 '한국형 엑소시즘'이다.


Sorry #2.'투 머치 토커'가 되어버린 윤무일

'손 더 게스트'는 빙의자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의 연속과 이를 관통하는 '박일도 추적'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꾸려왔다. 그 구성이 '박일도가 대체 누구인가'라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추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왔다.

하지만 그 '떡밥'이 부족했을까, 마지막 16회에서 박일도로 밝혀진 윤무일은 윤화평을 앞에 두고 '투 머치 토커'가 되어버렸다. 너무나 세세하고 자세하게 앞뒤 사정을 말하는데, 이는 눈 앞에 있는 윤화평이 아니라 화면너머의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느낌이 강했다.

이는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워하는 부분. 흑막을 가리기 위해 필연적으로 '윤무일=박일도'의 단서를 최대한 숨길 수 밖에 없었다는 사정이 있긴했지만, 양신부의 사진 구석에 있다거나 하는 등의 연출로 나중에 돌아봤을 때 '아, 거기 있었구나'라는 느낌을 안겨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다.

Sorry #3. 갑자기 '창궐'한 '좀비랜드'

15회의 계양진은 말 그대로 '좀비랜드'였다. 양신부의 능력(이후 윤무일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으로 계양진의 요양원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빙의되어버렸고, 그 결과 마을에 빙의자들 수십명이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그동안 빙의자 한 명 한 명에 집중하면서 구마했던 것을 생각하면 다소 허무해진 느낌이다. 윤화평 최윤 강길영이 처한 위기를 극대화하긴 위한 장치로 흑막을 제거하면 모두가 돌아온다는 극적인 장치로 보여지지만 윤무일의 등장이 너무 강렬해 이 부분은 다소 퇴색한 감이 없지 않다.

다만 수십명의 빙의자가 거리로 나온 순간 깔린 음성은 그 동안 궁금증에 싸였던 '마스킹 음성'이 제대로 호기심을 해소시켰다. 그리고 동시에 섬뜩함을 가중시키며 15회 엔딩을 장식했다.

'손 더 게스트' 영화화 소식이 들려왔다. 같은 제작진과 배우들이 출연할지는 미정이지만 좋은 드라마였던 만큼, 영화에도 팬들의 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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