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더 게스트 종영①] #호러 연출 #박일도 추리 #빙의 연기, 호평 이끈 3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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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과 '검은 사제들'은 국내서 보기 힘든 오컬트를 소재로 한 공포스릴러로 큰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그러나 스크린과 달리 안방극장에선 이런 소재를 접할 기회가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오컬트 공포드라마의 목록을 작성한다면 맨 위를 장식할 수 있는 작품이 등장했다. 지난 1일 종영한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이하 손 더 게스트)가 그 주인공.

가상의 고장 계양진에서 시작된 박일도라는 큰 귀신을 쫓는 영매 윤화평(김동욱), 구마사제 최윤(김재욱), 형사 강길영(정은채)의 이야기다. '손 더 게스트'는 오컬트 공포물과 스릴러 수사물을 적절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혼합시켰다. 그 결과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TV드라마 화제성 상위권에 오르고, 밤 11시라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4%라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손 더 게스트'는 배우들의 호연, 공포 분위기 연출 등의 장점 덕분에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반면 소재 활용의 아쉬움, 힘이 살짝 빠진 후반부 등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Good #1. 'M' 이후 이토록 무서운 연출을 보았던 적이 있나

국내 공포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명작 중 하나가 1994년 방송된 MBC 'M'이다. 심은하의 초록색 눈을 비롯한 각종 특수효과는 당시 상당히 충격적인 비주얼로 많은 이들의 잠자리를 사납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불면증에 시달리게 만든 작품이 등장했다. '손 더 게스트'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다시보기로 보더라도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연출이다. 기본적으로 박일도와 관련된 인물이나 사건을 비출 때는 푸르스름한 조명을 사용해 차갑고 음산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런가하면 귀신에 빙의된 사람들이 하나같이 오른쪽 눈을 스스로 찌르고, 물을 쏟아내고, 마스킹 된 음성을 내뱉는 모습도 독특하면서도 공포스러웠다. 특히 일반적인 호러물에선 귀신을 깜짝 등장시키는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하지만 '손 더 게스트'에서는 '오른쪽 눈'이 대신 그런 역할을 맡아 에피소드의 하이라이트 중 한 부분을 장식했다. 빙의자들의 오른쪽 눈을 종종 그림자로 가리는 연출 또한 일품.

이와 함께 마스킹 음성의 실체는 상당히 섬뜩한 내용이다. 이는 15회에 공개됐다.

'검은 사제들', '1987'의 김태성 음악감독이 맡은 BGM 역시 호평 받은 부분 중 하나다.


Good #2. 끝까지 헷갈리게 만든 박일도의 정체

윤화평, 최윤, 강길영의 목표는 박일도였다. 그만큼 추적하는 과정과 목표물 포착에 혼란스러움을 겪었는데, 이 부분은 시청자들까지 의견이 분분하게 갈릴 정도. 한 누리꾼을 이를 두고 '잘 꼬인 미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초반엔 박일도에 대한 감 조차 잡기 힘들었다. 그냥 동쪽 바다에서 온 큰 귀신이란 전설과 함께 최윤의 형 최 신부만이 유일한 박일도 빙의 후계자였다. 하지만 그가 사체로 발견된 이후부터 박일도의 정체에 대한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중반 이후부터는 박일도가 어디에 빙의된 게 아니고 그냥 귀신 자체로 하급령을 부릴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김영수(전배수)가 방 구석을 쳐다보거나 박홍주(김혜은)이 누구를 만났을때 사람이라고 하기엔 거대한 형체가 희끄무레하게 그려지며 이런 추측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후반에는 십자가를 거꾸로 매달고 성경을 훼손한 양신부(안내상), 완전 빙의돼 자신조차 깨닫지 못한다고 의심되는 윤화평이 후보로 올랐다. 그리고 손자 걱정 뿐인 평범한 할아버지로만 알고 있던 윤화평의 조부 윤무일(전무송)이 급격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최종 흑막은 마지막인 16회에 가서야 윤무일로 밝혀졌다. 끝까지 양신부와 윤무일을 놓고 추리하게 만든 구성은 시청자들을 홀리기 충분했다. 이와 함께 양신부가 자결하며 "나는 이제 자유다"라고 말했던 뜻이 뒤늦은 깨달음으로 다가와 충격을 더하기도 했다.


Good #3. 주조연 가릴 없이 빛났던 빙의연기

주인공 3인방은 물론 빙의자로 에피소드를 이끌어갔던 조연들의 귀신들린 연기 역시 대단한 호평을 불러모았다. 김동욱은 감응 능력을 바탕으로 사건의 시작과 단서를 알려준 윤화평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냈다. 특히 최종장에서 박일도에 빙의돼 최윤과 강길영을 죽이려했던 장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소름돋게 만들었다.

김재욱은 '부마자들의 예언'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끝까지 몸을 던져 구마하는 사제 최윤을 카리스마 넘치게 구현해냈다. 정은채는 극 초반 다혈질 형사 강길영을 다소 어색하게 연기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중반을 넘어 가면서부터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평가를 받았다.

빙의자들의 호연 역시 큰 화제였다. 특히 김영수를 연기한 전배수는 1,2회에서만큼은 주인공 3인방을 능가하는 열연으로 '손 더 게스트'가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그는 묶여있을때는 목소리로, 손발이 자유로울 때는 좀비를 능가하는 그로테스크한 움직임으로 많은 이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뿐만아니라 어린 화평의 삼촌을 맡은 한규원, 최윤의 형 최신부를 연기한 윤종석, 폐차장 형제 형 최민상 역의 이중옥, 동생 최민구 역의 백범수, 남자친구 죽음의 복수를 원했던 김륜희를 연기한 김시은, 박홍주의 비밀을 알고 있는 계양여고 수위 김노석 , 아빠와 관련된 귀신을 보던 영매 정서윤을 소화한 아역 허율, 윤화평의 아버지 윤근호를 연기한 유승목, 강길영의 든든한 동료였지만 한때 빙의된 고봉상을 연기한 박호산 등이 '손 더 게스트'를 완성시켰다.

마지막으로 빙의자가 아님에도 끝까지 빙의자로 보였던 양신부 역의 안내상, 히스테릭한 국회의원 박홍주를 연기한 김혜은, 윤화평의 가족이나 다름 없던 육광 도사(이원종)도 드라마 몰입의 일등공신.

②로 이어집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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