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마스크에 꽃·피자… 다채로워진 자판기의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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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자판기 잇단 등장 눈길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미세먼지 마스크 자판기를 개발한 부산대 기계공학부 이현택(왼쪽), 노주현 씨. 정종회 기자 jjh@

최근 미세먼지 마스크나 꽃, 피자, 글 등 다양한 물건을 취급하는 이색 자판기가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대 창업팀 '티끌 모아 마스크'는 26일부터 부산대 새벽벌 도서관 1층에 자신들이 개발한 '미세먼지 마스크 자판기'를 설치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자판기는 정부에서 공개하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자판기 위에는 커다란 LED 등이 있어 미세먼지 상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미세먼지 상태가 '좋음'일 때는 파란색, '보통'이면 초록색, '나쁨'이면 주황색, '매우 나쁨'이면 빨간색이 표시된다.

미세먼지 상태는 마스크 가격에도 반영된다. '티끌 모아 마스크'는 미세먼지 상태가 '좋음'과 '보통'일 때는 마스크 가격을 800원, '나쁨'과 '매우 나쁨'일 때는 500원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상태가 나쁘면 시민들은 평소보다 부담 없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미세먼지 마스크 자판기는 다음 달 13일까지 부산대 새벽벌 도서관 1층에서 시범 운영되며 부산대 재학생들에게 1주일에 한 번, 1인당 마스크 한 개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티끌 모아 자판기' 노주현(기계공학부 4학년) 대표는 "꾸준한 개발로 상용화에 성공하여 시민들이 미세먼지 걱정을 덜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월에는 '글 자판기'가 부산대학교 도서관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 자판기는 대학생이나 작가가 쓴 글을 손바닥 크기의 종이에 뽑아 준다. 이와 유사한 '문학 자판기'도 국립대학 도서관이나 시청 등에 설치되면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자판기의 변신은 이뿐만 아니다. 부산 주요 도시철도 역사에는 부산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꽃 자판기가 설치돼 인기를 끌고 있다. 서면역, 동래역, 센텀시티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된 꽃 자판기에서는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드라이플라워를 판매한다.

피자를 3분 안에 직접 조리해서 주는 '피자 자판기'도 있다. 피자 자판기는 이용자가 결제하면 직접 반죽을 만들고, 재료를 올려 피자를 굽는다. 조리 과정이 빠르기 때문에 도로 휴게소와 리조트에서 많이 도입하고 있다.

이런 이색 자판기의 등장이 하향세인 국내 자판기 시장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자판기 설치 대수는 2002년 12만 대에서 2016년에는 3만여 대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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