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횟감’ 우럭의 굴욕 수입품 공세에 가격 폭락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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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횟감의 물량 공세 탓에 광어에 이어 우럭 가격도 눈에 띄게 내려가는 등 ‘국민 횟감’이 맥을 못 추고 있다.

2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우럭 산지 가격(통영산 500g 기준)은 ㎏당 6625원으로, 8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지난해 같은 달이나 평년에 비해 15% 넘게 떨어졌다. 도매가격 역시 평년보다 10% 이상 낮은 ㎏당 9292원이었다.

우럭 산지값 전년 대비 15% 하락

출하량도 늘어 당분간 하락세 지속

이같은 가격 하락의 1차 원인은 양식 어가들이 입식 준비를 위해 지난달 출하 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물량이 적은 전남지역은 출하를 다소 미뤘지만, 경남지역 양식어가들이 입식 준비를 위해 출하를 크게 늘리면서 가격 하락폭을 키웠다. 최근 경기 침체에다 소비 패턴도 다양화되면서 우럭 활어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입산 활어 물량까지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국민횟감’ 우럭의 입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활어 수입량은 1375t으로, 전달보다 30% 급증했다. 어종별로는 돔류, 농어, 민어의 수입량이 각각 20% 이상 늘었다.

문제는 이같은 우럭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5월부터 8월 초까지는 양식 어가들이 치어를 입식하는 시기여서 우럭 출하량이 많다.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수온이 다소 높아 고수온과 적조 피해를 우려한 양식 어가들이 예년보다 앞당겨 8월 이전 출하를 마치려는 경향을 보이면서 과잉 공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 또 가정의 달 특수가 끝나는 5월 이후로는 우럭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 반면, 참돔 등 횟감용 활어는 6월까지 많은 양이 수입될 것으로 보여 우럭 가격이 향후 3~4개월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우럭 양식업이 안정적인 생존 기반을 유지하려면 대부분이 횟집에서 횟감용으로 소비되는 현재의 우럭 소비 패턴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형마트, 군납, 급식과 같은 추가 소비처를 발굴하고, 활어뿐 아니라 선어, 필렛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해 신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산업관측센터 강경희 연구원은 “육종 관련 연구개발을 통해 우럭 품질을 향상하는 등 장기적인 측면에서 우럭 자체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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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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