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작은 박물관-③ 부산포민속박물관] 서면 한가운데 이런 곳이? 도심 속 숨쉬는 문화공간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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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작은 박물관' 시리즈는 부산 곳곳에 존재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소개합니다. 부산 시민에게는 물론, 부산을 찾는 외지인에게도 부산의 관광 명소를 소개함으로 지역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시리즈는 총 5편으로 구성됩니다.


위치가 심상치 않다. 이런 곳에 진짜 박물관이 있다고? 서면을 자주 찾는 사람이라면, 박물관의 위치를 알고 난 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거다. 쥬디스태화 신관 맞은편 8층짜리 건물 5층에 전시실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번은 지나쳤을 서면 중심가에 박물관이 정말 있다. 박물관 아래층과 위층에는 VR체험관과 노래주점이 있다. 신선하다. 몇 번이고 간판을 쳐다보며 여기가 맞나 싶다.


'부산포민속박물관'은 2006년 5월 개관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박물관으로, 부산 최초의 사립박물관이기도 하다. 사라져가는 민속자료를 한자리에 모아, 이를 보존, 전시, 조사, 연구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박물관은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층은 311.14㎡(94평) 규모의 전시실이고, 나머지 층은 수장고와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김홍원 실장은 박물관이 금싸라기 땅 서면에 있어 개관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다고 말했다. '서면이 지금처럼 번화가가 되기 전 땅을 미리 사뒀는데 예기치 않게 주변이 발전해 지금의 모습이 된 게 아닐까…' 라는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잠깐 펼쳐보았으나, 처음부터 이곳은 '도심 속 문화 공간'을 콘셉트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보통의 박물관은 도심이 아닌 상대적으로 자연과 어우러진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부산포민속박물관'은 도심 속 살아 숨쉬는 문화 공간을 콘셉트로 위치를 선정했다. 시민들이 시내 중심부로 나왔을 때 자연스레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설립자 김정민 관장은 그동안 수집해온 민속자료가 오픈된 공간에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길 기대하며 박물관을 만들었다. 전시실은 주제별로 조상들의 의식주 생활, 민속공예품, 생활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부산포민속박물관'은 관람을 할 수 있는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전통 문화를 소재로 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교실 또한 운영하고 있다.

전시공간은 선조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도록 의식주를 중심으로 한 민속생활용품 370여 점을 주제별로 구성하여 전시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부분적인 상설 교체전시를 통하여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박물관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여름이라는 계절에 맞게 '우리 조상들의 여름나기'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직접 운영하는 농촌생활 체험을 통해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배울 수도 있다. 체험에는 다듬이 돌 두드리기, 절구 찧기, 맷돌 갈기, 지게 지기, 똬리 만들어 보기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투호 던지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도 가능하다. 또 다른 체험으로는 부산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가족과 함께하는 토요 전통문화 체험교실'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주 5일제의 전면시행에 따라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우리 전통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한다. 유치원, 아동센터 등의 대상도 학사일정에 따라 접수를 받고 동일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자는 토요일에 박물관을 방문했더니, 마침 토요 전통문화 체험교실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날은 전통 한지를 이용한 손거울 만들기가 주제다. 거울 '득템'의 찬스를 놓칠 순 없다. 친구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한쪽 구석에 앉아 수업에 참여해본다.


먼저, 준비된 보드지 손거울 틀에 닥나무로 만든 한지를 덧입힌다. 이 한지는 가을에 닥나무를 채취해 껍질을 벗겨 찌고 말리기를 반복한 후 가루로 만들어 죽처럼 쑨다. 여기에 자연소재의 풀 성분을 넣어 다시 섞고 한지 틀을 이용해 한 장씩 만들어 낸다. 한지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려 99번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이야기에 새삼 경이로움을 느낀다. 형형색색의 한지가 참 곱다. 원하는 색의 한지를 선택해 앞뒤로 두 번씩 꼼꼼히 거울 틀에 붙여준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손끝을 사용해 야무지게 한지를 덧발라본다. 무언가에 골똘히 몰두하다 보니 급한 마음이 사라지고 안정감이 생긴다. 수업을 진행해주신 한지공예 강사님은 손으로 하는 체험이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은 물론이고, 경험을 통해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사고까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후 거울의 한쪽 면에 부산을 상징하는 동백꽃 모양의 한지를 붙여주고 드라이기를 이용해 잘 말린다. 다른 한쪽은 거울을 부착한다. 마지막으로 손잡이 부분에 전통문양의 끈을 달아주면 고급스러운 느낌은 배가 된다.


토요 전통문화 체험교실은 1년에 4차례 진행된다. 날짜는 차수마다 3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이다. 8월 24일부터 진행되는 3차에는 민화부채 만들기, 솟대 만들기, 전통 연 만들기 수업이 이뤄진다. 10월 12일 개강하는 4차부터는 칠보공예 만들기, 옛날 책 만들기, 짚풀 계란 꾸러미 만들기 수업이 열린다. 선착순으로 25명을 모집하며 문의는 박물관(051-803-4300)으로 하면 된다. 체험비는 무료이며 유치원생(6세 이상)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김홍원 실장은 박물관이 해야 하는 기능 중 '사회교육'의 측면을 언급했다. 김 실장은 "이 공간을 오시는 분들이 선조들이 사용했던 민속품을 보고 과거의 지혜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또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옛 것을 익혀 현재와 미래를 꿈꾸는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부산포민속박물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오는 방법 및 주변정보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서면역에 내려 쥬디스태화 신관 정문 앞 8층 건물을 찾으면 된다. 박물관은 5층에 위치해 있는데, 간판이 그리 크지 않으니 눈을 크게 뜨고 찾길 권한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하절기(3월~10월)는 오후 6시, 동절기(11월~2월)는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영상=국혜란 부산닷컴 기자 ggook@busan.com

인터랙티브 디자인=이민경 부산닷컴 기자 loo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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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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