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불균형 못 푼 숙제” 인정한 마지막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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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임기 6개월을 남기고 가진 마지막 국회 시정연설에서 유난히 위기를 강조했다. 연설 도중 코로나19 위기, 경제 위기 등 ‘위기’라는 말이 33번이나 언급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런 위기를 회복과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기 극복과 성장동력 확보를 막바지 국정의 최대 과제로 천명한 것이다. 그와 관련해 이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라고 탄식한 부분이다.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재정분권 등에서 제대로 결실을 보지 못한 데 대한 반성으로 읽힌다.

재정분권 등 공약 못 지킨 아쉬움 토로
대선 후보들, 지방 살릴 비전 고민해야

문 대통령의 탄식에서 상황이 그만큼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기실 문재인 정부 들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나 국회 입법조사처까지 잇따라 지방소멸 경고음을 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형편이다. 문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고백했으나 그리 끝낼 문제가 아니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 미룰 수 없는 최우선 국정 과제임이 분명한 이상 차기 정부에 정권을 이양할 때까지 공공기관 이전 등 할 수 있는 사안은 최대한 마무리 지어야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 등 광역자치단체들 간 초광역 협력체제가 제대로 자리 잡도록 초석을 다지는 일은 한시가 급하다.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여야 주자들은 자치분권·균형발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각 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주자들끼리 승기를 잡기 위한 이전투구만 벌였을 뿐 민생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여러 차례 열린 주자들 사이 토론에서도 ‘분권’이나 ‘균형’ 같은 의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오십보백보다. 민주당의 지난 경선 과정에서 김두관 전 후보만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시종일관 외쳤을 뿐 다른 주자들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권’을 향해 줄달음쳤을 뿐 지방 살리기에는 대부분 소극적이었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은 현재의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방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이뤄 내야 할 사안이다. 여야 어느 쪽이 정권을 차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은 역대 정부 대대로 주요 화두였고, 문재인 정부도 이를 유지했다. 차기 정부도 기조를 그대로 이어 가면서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은 ‘정권 재창출’ ‘정권 교체’를 외치기에 앞서 소멸 위기의 지방을 살릴 비전과 특단의 정책을 내놓는 데 더욱 진력해 내년 대선을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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