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기에 온기 전한 아파트 입주민… 재활용품 수거 중 눈 다친 직원에 위로금
“너무 당연한 일이라 모금 의미를 굳이 얘기하는 게 쑥스러울 정도입니다.”
지난 25일 영도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은 얼굴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70대 아파트 위탁관리업체 소속 직원이 다치자 입주민들이 위로금을 전달한 행위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위탁업체 70대, 3차례나 수술
영도 미광마린타워아파트 주민
십시일반 ‘64만 5000원’ 모금
부산 영도구 봉래동 미광마린타워아파트에서 재활용품 분리수거 업무를 하는 70대 근로자 김 모 씨는 지난달 그만 눈을 다치고 말았다. 작업을 하다가 재활용 수거함 안에 용접해 놓은 지름 30mm 파이프에 눈을 찔리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추석 연휴에 입원해 3차례 수술을 받은 김 씨는 눈 보호대를 찬 채 수거 작업에 다시 나섰다. 수술비가 400만 원가량이어서 김 씨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아파트 주민들이 단톡방에서 그를 돕자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100% 찬성한다’ ‘이분 참 친절하시고 좋으신 분이던데 적극 함께하겠다’며 뜻을 모았고, 모금 일주일 만에 64만 5000원을 모았다. 십시일반으로 모인 돈은 7일 아파트 관리실에서 김 씨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전달됐다.
이들의 선행은 아직도 따뜻한 공동체가 살아 있다는 걸 보여 주는 훈훈한 사례로 감명을 안겨 준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 사례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올 만큼 사회가 각박해진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1일 정부는 일명 ‘경비원 갑질 금지법’인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할 정도에 이르렀다.
모금에 참여한 한 주민은 “전염병과 사회 양극화로 갈수록 인심이 삭막해지는 요즘 영도에 이렇게 따뜻한 곳이 남아 있어서 참으로 다행스럽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 씨는 아파트 주민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수술 결과가 좋아서 곧 완쾌할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 주민이 베푼 은혜를 갚겠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