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학교’ 학생 수 적은 곳 통폐합 막을 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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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 규모가 큰 학교는 비효율적인 곳으로 전락하기 쉽다. 학생 수가 감소한 덩치 큰 학교에 대한 통폐합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학교 기능을 유지하면서 학교가 지역사회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지역민을 위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지역사회 학교(Community School)’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지역사회 학교의 개념은 1930년대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에서 학생들이 없는 시간에 학교시설을 지역사회에 개방해 이용하도록 한 것이 시작이었다.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 활용해
다양한 ‘방과후학교’ 적극 운영
주민 위한 ‘평생 교육의 장’으로
지역에 ‘우리 학교’란 인식 심기
학운위 참여·학교 개방 ‘필수적’

학생들 또한 기초학력 향상이 필요할 때 인근 대학의 교수와 대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 보건지원이 필요할 때는 지역 보건소와 병원이 아동과 학부모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에는 지역 재단의 후원을 받아 학생들에게 아침·저녁 식사를 제공했다.

지역사회 학교는 주민 전체를 위한 교육 기회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봉사기관으로 존재 의미를 가진다.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학교를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역사회 학교의 방과후학교는 일차적으로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실제 국내에서도 전북의 한 직업계 고교가 굴착기, 지게차 등 건설기계운전기능사 자격증 취득반을 무료로 운영하기도 했다.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결혼이민자들에게 한국어 읽기와 쓰기 멘토링, 생활에 필요한 각종 한국 인터넷 사이트 활용 방법을 지도한 것도 지역사회 학교의 좋은 사례다.

보통 작은학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과후학교 과정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도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가능하다. 지역사회와 밀착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면, 해당 지역 주민을 교사로 참여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효과도 크다.

지역사회 학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구성원 모두가 ‘우리 학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 지역사회와 학교를 연계하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다. 무엇보다도 학교를 지역주민이나 학부모들에게 최대한 개방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교육당국의 폐쇄성과 관료주의적인 태도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부산교대 교육학과 성병창 교수는 “예를 들면 학교와 주민센터의 기능을 결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이제는 학교의 개방을 거부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역설했다. 황석하 기자 hsh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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