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4연패는 성장통일 뿐… 애정으로 지켜봐 주세요”
여자프로농구 BNK 썸 박정은 감독
개막 후 4연패다.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은 일찌감치 감독 교체와 선수 영입을 진행하는 등 독하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아직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겪은 BNK는 최상의 호흡을 선보이기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
BNK 썸 박정은 감독은 3일 부산 기장군 BNK연수원에서 진행한 와의 인터뷰에서 “BNK는 성장하는 팀이다. 변화하는 과정을 겪는 중”이라며 “부산 시민에게 사랑받는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첫 감독직 고향인 부산서 시작
전술 훈련·호흡 맞추기 주력
선수 패배의식 해소에도 노력
“우리 색깔로 시민에 사랑받을 것”
그러나 신임 감독의 마수걸이 승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BNK는 시즌 개막 후 열린 4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다만 6일 리그 최강 BK스타즈와 치른 홈경기에서 대등하게 겨루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가파른 상승을 예고했다.
박 감독은 “새로 팀에 합류한 베테랑 강아정과 김한별이 팀의 구심점이 돼야 하지만 부상과 재활로 인해 아직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며 “기존 팀의 주전 안혜지와 진안도 국가대표팀을 다녀와 손발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가고, 전술을 맞추면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NK는 지난 시즌 창단 2019년 창단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전체 30경기 중 5승 25패, 리그 최하위였다. 경기 초반 상승세를 타다 막판 상대의 추격에 무너지는 일이 반복됐다.
올 시즌에도 비슷한 모습이 반복됐다. 상대팀의 압박이 거세지면 선수들이 당황하며 스스로 무너지기 일쑤다. 박정은 감독은 전술 훈련과 함께 선수들의 불안감과 패배의식을 해소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초반, 스타트를 잘 끊었다가 안좋게 무너진 흐름을 선수들이 아직 기억하는 것 같다. 훈련과 경기를 통해 차분하게 설명하려고 한다”며 “칭찬은 공개적으로 크게 하고, 실수는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개별적으로 자세히 설명하는 편이다. 선수들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잘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바심과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전술적으로도 경기 중 5명에 대한 전체적인 지시보다 (각 선수 맞춤형으로) 간결하게 설명하려고 한다”며 “경기 중 적절한 교체로 선수 스스로 냉정을 되찾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여자농구의 대표적 스타인 박정은 감독은 농구 인생 첫 감독직을 고향 부산에서 시작하게 됐다. 이 때문에 고향 농구 팬에게 멋진 농구를 선보이고 싶은 각오 역시 남다르다. 박 감독은 부산 동주여고 졸업 후 1995년 삼성생명에 입단해 19년간 한 팀에서 활약했다.
박 감독은 “감독 제안을 수락할 때 주위의 만류도 있었지만 고향팀 BNK가 부진한 모습에 안타까움이 컸다”며 “26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니 푸근하고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까지 사용하던 금정구 스포원파크에서 중심지인 사직 실내 체육관으로 홈구장을 옮긴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는 “사직은 2002년 아시안게임 등 좋은 기억이 많은 장소다. 부산 시민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팀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강한 팀으로 변화하는 과정의 성장통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정은 감독은 “개막전부터 화끈한 경기력을 보이면 좋겠지만, 변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며 “아직 어린 선수들이다. 부산 팬 여러분 역시 함께 키워간다는 생각으로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