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가격, 단지 클수록 상승폭 컸다
최근 2년간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단지 규모가 클수록 가격 상승폭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1500세대 이상 아파트는 300세대 미만 아파트에 비해 2.7배가량 상승폭이 컸다.
3일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 10월 말까지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시세)은 평균 45.13% 올랐다. 이 중 15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61.61%로 가장 높았다. 1000~1499세대는 47.87%, 700~999세대는 47.66%를 기록해 평균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500~699세대는 37.26%, 300~499세는 30.72% 오르는 데 그쳤다. 300세대 미만은 23.04%로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최근 2년간 시세 평균 45% 올라
1500세대 이상은 61.61% 상승
300세대 미만은 23.04% 그쳐
건설사 브랜드도 실거래가 영향
이에 세대수가 많을수록 아파트 평균 가격도 높았다. 부동산서베이 자료 기준 10월 말 현재 부산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 1669만 원이다. 300세대 미만은 평균 3억 6135만 원인 반면, 1500세대 이상은 7억 94만 원으로 나타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1000~1499세대 단지의 경우 5억 2421만 원이고, 400~699세대 단지는 4억 7640만 원으로 나타났다.
단지 규모가 크면 지상 정원, 커뮤니티, 상권 등이 잘 갖춰져 주거만족도가 높고, 향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도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가격은 브랜드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 10월 기준 건설사별 부산지역 아파트(단독 브랜드 기준)의 3.3㎡당 평균 가격은 1위부터 10위까지 대부분 도급순위 10대 건설사가 독식했다. 해운대엘시티 등을 분양한 포스코건설의 3.3㎡ 가격이 2814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GS건설(1817만 원), 대우건설(1706만 원), 롯데건설(1644만 원), 삼성물산(1640만 원), HDC현대산업개발(1612만 원), SK에코플랜트(1524만 원), 동원개발(1334만 원), DL이앤씨(1265만 원), 현대건설(1183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국 도급순위 26위에 오른 향토기업 동원개발은 3.3㎡당 평균 가격 8위에 올라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으며 지역 업체의 자존심을 지켰다.
브랜드 영향력은 실거래가 순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재건축을 제외한 국민평형 84㎡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 아파트는 해운대 마린시티자이로 18억 3000만 원에 팔렸다. 이어 수영구 쌍용예가디오션(16억 원), 해운대자이2차(14억 8000만 원), 롯데캐슬스타(14억 7000만 원), 광안자이(14억 5000만 원), 더샵센텀파크1차(13억 원), 대우트럼프월드센텀(12억 8000만 원), 해운대동백두산위브더제니스(12억 7000만 원), 쌍용더플래티넘사직아시아드(12억 4500만 원), 래미안장전(12억 2000만 원) 순이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아파트의 입지와 조망, 주변 환경 등에 따라 가격은 다르게 책정되지만, 비슷한 조건의 입지에서 브랜드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열기도 브랜드·대단지 아파트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분양한 레이카운티(4470세대)는 역대 부산에서 가장 많은 19만 명이 몰렸다. 명륜자이(671세대)는 18만 명, 대연SK뷰힐스(994세대) 대연자이(965세대) 래미안장전(1938세대)에는 각각 14만 명가량의 청약자가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집값이 최근 2년간 50%가까이 상승해 고점 논란이 일면서 실수요자들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인 청약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장 11월부터 에코델타시티에서 분양을 시작했고, 양정1구역(2276세대), 온천4구역(4043세대) 등이 12월에 분양 예정이다. 모두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라는 특징이 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