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 SUV 전기차 국가대표 vs 삼각별
국산차와 수입 고급차를 각각 대표하는 제네시스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가 최근 잇따라 국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제네시스 ‘GV60'(식스티)와 벤츠 ‘더 뉴 EQA'(이하 EQA)로, 전자는 성능과 주행거리, 첨단 기능 등을 내세우고 있고, 후자는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사양에 소음·진동(NVH) 최소화, 첨단 안전장치 등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제네시스 GV60
주행거리·라인업·성능 등 앞서
사륜구동, 곡선길 편안한 주행
제로백 4초… 고성능카 탄 느낌
■제원표에선 GV60 다소 우위
제원표상으로는 GV60가 EQA에 약간 앞선다. 특히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성능인 1회 충전시 주행거리에서 GV60(배터리 용량 77.4kWh)가 368~451km로, 306km인 EQA(배터리 용량 66.5kWh)에 비해 62~145km 더 길다.
또한 EQA는 전륜구동 단일 모델이지만 GV60는 후륜, 사륜, 퍼포먼스(고성능) 사륜 등 라인업이 다양해 선택 폭이 넓다.
주행성능을 나타내는 출력이나 토크에선 GV60의 기본 모델(스탠다드 2WD)과 EQA는 별차이가 없지만, GV60 퍼포먼스 사륜 모델과 EQA는 차이가 크다.
최고출력에서 GV60 기본 모델은 168kW이고, EQA는 140kW이다. 최대토크는 두 모델 각각 375Nm, 350Nm이다. 하지만 퍼포먼스 사륜 모델은 합산 출력이 320kW에 합산 최대토크가 700Nm으로 거의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전장·전폭·전고·축거 등 차체에서도 전고를 제외하고는 GV60가 EQA에 비해 조금 길다.
첨단장치를 보면 GV60는 지문인식과 안면인식 키, 무드등 변속기,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EQA는 콤팩트 세그먼트 최초의 드라이빙 어시스턴스와 공기청정 패키지 탑재, 각종 구조변경 등을 통한 소음·진동 개선,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장치를 각각 내세우고 있다.
벤츠 더 뉴 EQA
세계 최고 수준 안전장치 자랑
고속에도 소음·진동 거의 없어
드라이빙 어시스턴스도 탑재
■GV60 주행, EQA 소음·진동 장점
지난주 GV60와 EQA를 나란히 타봤다. 전자는 자동차 전용구간이 60% 정도 되는 81km 코스였고, 후자는 자동차 전용구간이 80% 가량 되는 86km 코스였다.
이날 GV60 시승모델은 EQA에 비해 성능이 강력한 퍼포먼스 사륜구동 모델이다. 순간적으로 최대출력을 증대시키는 부스트 모드도 장착돼 있다. 또한 EQA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전기차가 아닌 GLA를 전기차로 변형한 차여서 두 차의 동등비교는 사실상 어렵다.
GV60의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높은 출력과 토크로 일단 힘이 넘친다.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시에는 스포츠버킷시트가 몸을 더 조인다. 이는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운전대 아래 부스트 버튼을 눌렀더니 출력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계기판에 10초 타이머가 작동한다. 이 모드 사용시 합산출력이 최대 360kW까지 올라가고 4초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다. 거의 고성능카로 돌변한다.
사륜구동 모델답게 북한강변의 구불구불한 곡선길도 편안하다. 하부소음도 거의 없다. 내비게이션 기반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과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도 깔끔하게 작동한다. 전기차 운전은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지만 이 차의 운전대 뒤쪽에 부착된 패들 시프트를 조작해가면서 감속과 회생제동 수준을 단계별로 경험해보면 운전하는 맛도 있다.
이 차의 공인복합연비는 kWh당 4.1km. 중간기착지에서 나온 수치는 kWh당 4.7km였지만 이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사용하고 회생제동을 높인 뒤 최종목적지에선 kWh당 6.0km까지 올라갔다.
EQA의 최대 강점은 소음·진동의 최소화이다. 고속주행시 차가 달리나 싶을 정도로 소음·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벤츠는 이 차의 개발과정에서 전기모터의 기계음을 줄이기 위해 1단 변속기의 기어 내 미세구조를 개선했고, 프론트·리어 액슬의 배터리팩을 여러 곳에 분리 배치했다.
또한 소음·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 차축의 지지 프레임, 뒷 차축의 서브 프레임, 고무 부싱과 같은 부품 개발을 진행했고, 차량 소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에어컨 압축기 등도 개선했다.
EQA도 GV60와 마찬가지로 회생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에너지 회생 모드가 있다. 가장 낮은 D+에서부터 D, D-, D- -로 올라갈수록 회생수준이 올라간다.
다만 차로를 유지시켜주는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는 꾸준하게 작동하지 않았고,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속도제어도 다소간 아쉬움이 있었다. 이 차의 시승후 연비는 kWh당 공인연비(4.1km)보다 높은 5.7km가 나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