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지식 전달보다 병 낫지 않는 이유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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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한의사 선생님이 사용하는…/노경보

‘~한 판 붙읍시다’ 제목부터가 상당히 도발적이고 도전적이다. 제목에서 눈치채겠지만, 는 현대의학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책은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는 현대의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약의 부작용을 조목조목 파헤치는 한편 약의 맹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시각,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의 문제점, 정치적인 속성을 띤 거대 제약 회사의 문제점 등에 관해서도 소개한다.

수익에 휘둘리는 현대의학 문제 지적
약 맹신 탈피 ‘몸 자연치유력’에 무게

이를테면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진단 기준이 바뀐 데서 보듯이 의료현실이 환자 수를 늘리고 제약회사의 수익을 높이는 쪽으로 왜곡돼 있다고 강조한다.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감기약과 진통제는 물론 스테로이드제, 수면제 등 우리가 잘 모르는 약의 부작용도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는 약이 병의 원인을 개선하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작은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순수한 화학물질인 약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우리 몸의 항상성(생명체가 생존에 필요한 안정성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을 급격하게 무너뜨리는 게 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의사의 복장, 의료 장비, 인테리어, 병원 등 온통 흰색인 병원 공간은 매우 위생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색이 하얗다고 해서 꼭 청결한 것은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도 재미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현대의학의 공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책은 현대의학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환자나 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부문에서 엄청난 기여를 해왔고 이러한 기여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만 수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 책은 절박하게 주장한다. 아픈 사람들의 간절한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자는 것이다.

저자는 어릴 적부터 비염과 천식에 시달렸다. 그래서 이런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부작용이 없는 기능성 차(식품)를 개발했다. 그게 노경보차다. 노경보차는 식품의 원료인 산수유, 도라지, 미나리, 민들레, 호박 등 21종의 주재료와 계피, 유근피 등 18종의 부재료로 만들어진다. 책 뒤쪽에는 노경보차를 경험한 이들의 사례를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전문적이고, 의학적인 지식을 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새롭게 치료를 시작하거나, 변경을 권유하는 목적에서 쓰인 것도 아니다. 다만 왜 병원에 가고 약을 쓰는 데도 병이 낫지 않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보라는 것이다”라고.

책을 읽고 나면 인산 김일훈, 구당 김남수, 현대판 화타로 불렸던 장병두, 이런 분들이 문득 생각날지도 모른다. 아울러 우리나라 의료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노경보 지음/효산출판사/216쪽/1만 5000원.

정달식 선임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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