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위대한 작가가 던지는 치열함 그리고 희망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석영중

11일은 도스토옙스키(1821~1881) 200주년 탄생일이다. 은 위대한 작가의 탄생 200돌을 기념한 책이다.

도스토옙스키 주요 걸작의 200개 대표 장면을 뽑아서 짤막한 해설을 붙였다. 장면들을 뽑은 12개 키워드는 불안 고립 권태 권력 고통 모순 읽고쓰기 아름다움 삶 사랑 용서 기쁨이다. 한국러시아문학회장을 역임한 석영중 고려대 교수가 썼다. 그는 “작품 세계를 대표하거나, 무언가 의미를 전달하거나, 문장 자체가 멋지거나, 읽으면서 생각 속으로 빠져들었거나,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대목을 골랐다”고 했다.

저자에 따르면 도스토옙스키는 손쉬운 위로나 위안의 말을 건네지 않는다. 삶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고통 불안 등을 털어내 버리라고도 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이 열어주는 심연을 응시하게 하며 삶의 본질과 마주하는 광막한 대지로 나아가게 한다고 한다. 그 광막한 대지에 인간 영혼이 이를 수 있는 가장 큰 위대함이 있다는 거다.

또 도스토옙스키는 따뜻하지 않다고 한다. 독자들을 극단으로 몰아붙이는 치열함에서는 따뜻함을 찾기 힘들다. 그런데 저자는 “돌이켜 보면 나는 다른 어떤 책에서보다 그의 소설에서, 그의 치열함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그 치열함의 맨 밑바닥에 있는 삶에 대한 사랑에서 힘을 얻곤 했다”고 말한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만큼 삶의 모든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묻고 응답할 수밖에 없는 어느새 그 치열함이 따뜻함으로 우리를 데운다는 거다. 저자는 “인생의 매 고비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고 그에게서 희망을 발견했고 삶의 지침을 얻었다”고 썼다. 그 대목들이 책에 있다. 석영중 지음/열린책들/304쪽/1만 8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