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경쟁’ 미-중, 기후변화 대응 ‘깜짝 합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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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두고는 모처럼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 주 두 국가 정상 간 화상 회담이 열린다는 외신 보도도 잇따라 미·중 신냉전 시대에 훈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경제, 인권, 남중국해 등 양국 간 타협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아 관계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 중인 양국은 이날 ‘2020년대 기후 대응 강화에 관한 미·중 글래스고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양국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또 이에 대한 실무그룹을 구성해 정기적인 협의에 나서기로 해, 양국 사이를 고려하면 이번 공동선언이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COP26 폐막 앞두고 ‘공동선언’ 발표
탄소·메탄가스 감축 협력안 등 담겨
바이든-시진핑 화상 회담 ‘훈풍’ 전망
“난제 많아 관계 개선엔 한계” 분석도


구체적으로 이번 선언에 따라 미국은 2035년까지 ‘탄소 오염 제로’를 달성하는 데 노력하고,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 기간(2026~2030년) 동안 석탄 소비를 줄이는 데 힘쓰기로 했다. 메탄가스 감축 등에 관해 공동 연구를 촉진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선언문에 담겼다. 셰전화 중국 기후특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은 파리협정과 현재의 노력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인식하기에 공동 기후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COP26 회의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세계 2위인 중국이 소극적인 태도로 임하면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다 폐막을 이틀 앞두고 중국이 기후 변화 대응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미국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 뒷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실상 전 세계적인 문제를 대국이 외면했다는 시선을 피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양국의 깜짝 합의는 초강대국 간 교착상태를 뚫어낸 것이며, 이는 글래스고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공동 선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와 극단적으로 치닫던 미·중 관계가 회복의 길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외신들은 양국 정상이 오는 15일쯤 화상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양국 사이에 경제, 안보, 외교, 인권, 남중국해, 대만 등과 관련한 난제가 많아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도 대만, 오커스(AUKUS, 미·영·호주 안보 파트너십) 등을 놓고 양국은 장외 신경전을 펼쳤다. 시 주석은 이날 제2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회의 기조연설에서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지정학적 소그룹을 만드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래가 없다”며 미국 주도의 협의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한 행사에서 중국-대만 문제에 대해 “현 상태를 무력으로 변경하려는 행위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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