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030 구애 작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청년 삶을 개선하는 첫 번째 머슴”을 자처하며 2030 구애 메시지 발신에 분주한 모습이다. 내년 3월 9일 대선 승부처로 꼽히지만, 자신에 대한 지지 강도가 세지 않고 부동층이 많은 청년 표심을 얻겠다는 적극적인 행보다. 특히 국민의힘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이 물러난 뒤 국민의힘을 ‘이탈’하는 청년층 마음을 먼저 사로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 이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바로 다음 날인 이달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년공유주택을 찾아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을 청년들에게 우선 할당하겠다”고 했고, 7일에는 “희망 잃은 청년을 구하기 위해 포퓰리즘이 필요하다면 포퓰리즘이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부동층 많고 취약한 청년 겨냥
‘홍준표 패배’ 이탈 표심도 노려
“가상자산 과세 유예하겠다” 등
연일 젊은 층 끌어안는 메시지
‘약점’ 외교·안보 행보도 적극적
10일에는 페이스북에 “주권자이신 2030 청년들이 제안이나 부탁하는 게 아니라 주인으로서 당당히 요구하시면 사리에 맞게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호소했고, 11일에는 국회에서 열린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행사에 참석해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시점을 1년 유예하고 공제 한도를 대폭 상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은 합니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1호를 청년 몫으로 채운 셈이다. 이 후보는 “청년들이 부동산이나 이런 자산시장에서는 도저히 경쟁이 불가능하다 보니까 새로운 시장영역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이 길을 열어서라도 우리 청년들 또는 이 사회 취약계층들이 독자적인 새로운 투자 기회와 자산형성 기회를 가지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청년 자산증식 기회의 차단으로 규정하고, 기성세대에 의한 ‘사다리 걷어차기’로 강조하면서 젊은 세대의 불만을 달래겠다는 의도다.
이 후보는 버스를 타고 전국 곳곳의 민생현장을 누비는 ‘매타버스’(이재명의 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운행하는데, 여기서도 주로 지역의 청년과 소상공인을 찾는다. 12~14일 떠나는 첫 매타버스 행선지 부산·울산·경남에서의 키워드 역시 ‘청년’으로 수렴된다. 청년·스타트업·예비부부·연구원 등 젊은 세대와의 간담회 위주로 일정을 짰다. 아울러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행정가로서의 면모는 보였지만, 외교·안보 경험이 허약하다는 일부의 우려를 염두에 둔 듯 외교·안보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11일 오전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만나 “앞으로 한·미 동맹이 경제 동맹으로, 또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계속 성장·발전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오후에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요소수 관련 협조를 당부했다. 12일에는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을 만난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