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람엔 ‘커피 DNA’ 있다? ‘커피 월드컵’ 또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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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1 WCC Milan ‘월드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바리스타인 추경하(왼쪽) 씨와 주상민 씨가 나란히 1위와 3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대회 수상 후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두 사람. SCA 제공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커피 대회 2021 WCC Milan ‘월드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바리스타가 나란히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두 선수 모두 부산 출신이어서 부산 커피업계가 더욱 고무된 분위기다. 대회는 2019년 전주연 모모스 이사가 우승을 차지했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와 함께,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측이 주최하는 7개 대회 중 하나다.

11일 ㈜SCA한국챕터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밀라노에서 진행된 2021 월드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한 주상민 씨가 3위를, 호주 대표로 출전한 추경하 씨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말 이탈리아 밀라노 개최
SCA ‘테이스터스 챔피언십’
1위 추경하·3위 주상민 씨 영예
호주 대표 추 씨, 부산으로 귀국
전주연 월드 바리스타 이어 ‘기염’

SCA한국챕터 정연정 매니저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대회가 없었기 때문에 비교적 긴 기간을 준비한 각국 대표들의 준비된 시연을 볼 수 있었다”면서 “특히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에서는 한국인 선수 2명이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해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추 씨의 경우 호주에서 커피를 시작했고 호주 커피업계에 소속돼 있어 호주 대표로 출전했지만, 호주 국가 방역 정책상 한 번 출국하면 다시 돌아갈 수 없어 고향인 부산으로 왔다. 추 씨는 "월드대회가 처음이어서 긴장도 되고 부담도 많았지만 코스타리카 선수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해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한국, 그리고 부산의 커피 환경들을 찬찬히 보고 있고 호주로 다시 돌아갈지 한국에서 커피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은 커피 맛을 구별해 내는 경기다. 1세트는 3개의 컵으로 구성돼 있고 그중 한 컵은 나머지 두 컵과 다른 종류의 커피가 들어있는데, 모두 8세트의 컵 중 각 세트별로 다른 커피를 찾아내야 한다. 컵을 맞힌 개수와 속도에 따라 득점이 달라진다.

세 부문에 출전한 한국 국가 대표 중 유일하게 수상의 영광을 안은 주 씨는 부산 전포동에 불스커피라는 카페를 창업한 지 2주 만에 이 같은 쾌거를 이뤘다. 주 씨는 바리스타 13년 차로, 창업 이전까지 유동커피에서 부산 총괄을 맡았다.

SCA가 주최하는 이들 대회 중 큰 대회들은 대부분 각각 다른 도시에서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미뤄뒀던 대회를 한꺼번에 열면서 밀라노에서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브루어스컵 챔피언십,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 등 3개 대회가 동시에 열리게 됐다.

앞 대회인 2019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의 우승자인 전주연 모모스 이사 또한 올해 우승자에게 우승컵을 넘겨주기 위해 밀라노 현장에 다녀왔다.

전 이사는 “수상은 못했지만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의 브라질 대표와 브루어스컵의 브라질 대표가 모두 한국 선수여서 벅찬 마음으로 대회를 지켜봤다”면서 “그중에서도 수상한 두 선수가 모두 부산 출신이어서 스페셜티 커피도시, 나아가 커피도시 부산의 저력을 보여 준 것 같아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킨텍스에서는 서울카페쇼가 열리고 있는데 SCA는 12일 오후 코엑스에서 이들 수상자들과 커피토크를 진행하고 온라인 중계도 한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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