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차전 쿠바 출신 kt 데스파이네-두산 미란다 격돌
1·2차전 연승으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의 5부 능선에 오른 kt 위즈와 벼랑 끝에 몰린 ‘가을 베테랑’ 두산 베어스가 17일 오후 6시 30분 양 팀의 운명을 가를 3차전에 나선다.
양 팀은 이날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KS 3차전을 펼친다. 이미 2승을 확보한 kt가 이기면 창단 첫 우승을 향해 단 1승을 남긴다. 2연승을 질주한 kt는 내심 4전 전승으로 무패 우승까지 기대해볼만 하다. 가장 최근 KS 무패 우승은 두산이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기록한 2019시즌 이다.
17일 오후 6시 30분 운명의 3차전
kt, 1·2차전 연승 우승 5부 능선
리그 우승 팀 vs 노련미 맞대결
반면 두산이 이기면 위기에서 벗어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다만 와일드카드부터 플레이오프까지 8경기를 치른 두산은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커지는 것이 약점이다.
3차전에서 선발투수로 kt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두산이 아리엘 미란다를 각각 앞세워 ‘쿠바산’ 마운드끼리 자존심 대결을 예고했다. 위기의 두산은 올 시즌 ‘최동원상’에 빛나는 미란다가 부상에서 돌아와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미란다는 올 시즌 탈삼진 225개로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 ‘철완’ 최동원 선수가 1984년 기록한 한 시즌 223개 탈삼진 기록을 깼다. 미란다는 정규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점(ERA) 2.33으로 맹활약 했지만 kt와의 상대 전적은 5경기 1승 1패 ERA 4.26으로 다소 부진하다.
kt의 데스파이네 역시 두산에게 약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3.39 13승 10패로 활약했지만 두산을 상대로 3경기에 선발 출전해 1승 1패 ERA 5.40를 기록했다.
이번 KS 개막 전까지 7년 연속 KS 진출을 기록한 두산의 우위를 점치는 전망이 우세했다. 정규리그 1위로 KS에 직행한 kt는 13일을 쉰 덕분에 체력에서 유리했지만, 두산을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많았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두산의 기세가 맹렬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을 상대하는 kt는 처음 KS 무대를 밟은 팀 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였다. 더욱이 1차전은 두산의 실책 2개가 뼈아팠고, 2차전은 kt의 병살 수비가 빛났다.
특히 KS 2차전에서 1회초 kt 선발 소형준이 무사 1, 2루 위기에 흔들릴 수 있는 상황, 2루수 박경수가 두산 페르난데스의 안타성 타구를 재빨리 잡아 병살타로 2아웃을 잡으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7년 연속 KS를 치르는 두산을 상대로 기세에 눌리지 않은 것이다.
kt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은 두산의 기세와 관록에 밀리지 않은 결정적인 원동력으로 10월 31일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리그 1위 결정전을 꼽는다. KS로 직행하는 길목에서 큰 경기에 대한 중압감을 미리 경험한 것이다.
당시 kt는 막판 부진으로 정규리그 144경기를 완료하고서도 삼성과 승, 패, 무까지 같은 동률을 이루자 145번째 번외 경기인 정규리그 1위 결정전으로 KS 직행팀을 가렸다. kt는 7이닝 무실점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눈부신 역투와 강백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삼성을 1-0으로 따돌리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