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오늘 ‘부적격’ 공공기관장 임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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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시의회 인사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부산도시공사와 부산교통공사 사장을 17일 임명할 예정이다. 신상해 시의회 의장이 16일 박 시장과 만나 지명 철회를 요청했지만, 박 시장이 이를 거부하고 임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결국 이날 만남은 성과 없이 끝났다.

부산도시공사·교통공사 사장
시의회 ‘지명 철회’ 요청 거부

박 시장과 신 의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부산시청에서 만나 양대 공공기관장 후보자 임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는 시의회 이동호·최도석 부의장, 시 이성권 정무특별보좌관과 김선조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했다.

신 의장은 박 시장에게 “시의회가 두 후보자가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임명을 강행하면 협치에 위배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시의회가 어떤 형태로든 투쟁을 할 수도 있다”고 시의회 결정 수용을 압박했다. 이에 박 시장은 “시의회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오늘 말씀하신 (후보자들이)지역 출신이 아니며 나이가 많다는 점이 부적격 사유인지 의문이고, 저 스스로를 설득할 정도로 큰 변수가 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면서 “최대한 서둘러서 두 기관장에 대한 임명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대통령 개인이 지명하는 장관과 달리 부산시 산하기관장은 시의회 3인, 부산시 2인, 해당 기관 2인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의 공모 절차를 거친다”면서 “캠프 보은 인사를 배제하고 다양한 통로로 인재를 발굴해 검증 절차를 거쳤고, 시의회가 참여한 공모에 대해 부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모순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결국 양측 입장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30여 분간 진행된 이날 만남은 이견을 재차 확인하는 선에서 성과 없이 끝났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예정대로 17일 두 기관장 후보에 대한 임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의회가 총력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박 시장 취임 후 7개월여 지속돼 온 시와 시의회 간 협치 기조에 심각한 균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세익·박태우 기자 widen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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