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떠난 ‘전직 거인’들, 국내외 프로리그서 ‘펄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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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가 막내구단 kt 위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부산 사직야구장을 떠난 ‘전직 거인’들이 올 시즌 국내외 리그에서 펄펄 날며 맹활약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8위로 마무리한 반면 ‘전직 거인’들은 완전히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창단 7년 만에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 kt 위즈 주전 명단에 포함된 롯데 출신은 8명. 더욱이 롯데 출신 황재균, 장성우, 조현우는 한국시리즈 내내 좋은 활약을 보이며 팀의 4승 0패, 무패 우승을 견인했다.

kt, 창단 7년 만에 KBO 통합 우승
롯데 출신 장성우 등 8명 맹활약
MLB 레일리, 팀 WS 진출 견인
대만서 뛰는 다익손도 시즌 17승

18일 kt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롯데 출신 선수들의 맹활약이 두드러졌다. 2017년 트레이드로 롯데를 떠난 배제성은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신본기는 4차전 우승에 쐐기를 박는 홈런포를 날리며 대미를 장식했다. kt는 5-0으로 앞서다 4회말 한 점을 내주며 4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자 신본기는 5회초 공격에서 다시 흐름을 kt로 가져오는 벼락같은 홈런을 터뜨렸다. 신본기는 그동안 백업 2루수로 주전 박경수의 맹활약을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박경수의 부상으로 4차전 선발 기회를 잡자 무서운 존재감을 뽐냈다.

경남중-경남고-동아대를 졸업한 ‘부산사나이’ 신본기는 롯데에서만 선수생활을 이어가 ‘롯본기’라는 별명으로 불렸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투수 박시영과 함께 kt 위즈로 트레이드 됐다. 올해 신본기와 함께 kt 유니폼을 입은 박시영 역시 올 시즌 3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팀 우승에 기여했다.

kt 주전 포수 장성우 역시 롯데 팬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다. 고향이 부산인 장성우는 2015년 kt에서 박세웅을 데려오는 ‘4 대 5’ 대형 트레이드 당시 롯데를 떠났다. 박세웅이 롯데로 와서 ‘안경 에이스’의 계보를 잇는 팀의 주축이 됐지만, 장성우가 kt의 붙박이 주전 포수로 성장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사이 롯데는 지금까지 마땅한 대체선수를 찾지 못해 고심 중이다.

해외에서도 ‘전직 거인’들의 존재감이 큰 한 해였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롯데 마운드를 책임졌던 브룩스 레일리(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기여하며 MLB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15년 롯데 입단한 레일리는 5년간 48승 53패 평균자책점 4.13으로 맹활약했다. 레일리는 롯데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신시내티 레즈와 계약해 빅리그에 복귀했고, 이후 트레이드로 휴스턴으로 옮겨 구원투수로 팀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이밖에 2020년 롯데에서 3승만 기록하고 1년만에 대만으로 떠난 브록 다익손(퉁이 라이온즈) 역시 대만 프로야구에서 부활해 눈길을 끈다. 다익손은 올 시즌 퉁이에서 26차례 선발등판해 17승 4패, 평균자책점 1.83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퉁이에 합류한 다익손은 올 시즌 재계약했고, 오는 27일부터 시작하는 중신 브라더스와의 대만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팀의 대만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견인한다.

한편 KBO리그 2021시즌을 마치며, 다음 시즌을 대비한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대형 FA로 나성범(NC 다이노스)과 김현수(LG 트윈스)가 주목받는 가운데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의 재계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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