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만지작’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정기 건강검진을 위해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수면마취를 한 85분간 대통령 권한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승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 이어 영국도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도미노 현상처럼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티베트 등 인권 탄압 이유
총리 불참·주중대사 참석 고려
하원·외교부 장관 보이콧 지지
유럽·캐나다도 동참할 가능성
중 언론 ‘무시 전략’ 정부에 주문


영국 정부 내에서는 현재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한 적극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부 장관은 외교적 보이콧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반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총리는 앞서 선수단 불참을 포함한 전면 보이콧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영국 정부 내에서는 존슨 총리가 불참하고 캐롤라인 윌슨 주중 영국 대사만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덧붙였다.

앞서 영국 하원은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와 티베트 등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올해 7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가 중국 정부의 제재를 받은 영국 보수당 소속 정치인 5명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요구하는 서한을 존슨 총리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 같은 보이콧 검토는 신장 자치구 인권 관행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관행적으로 해왔던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관건은 미국이 주도하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이 유럽 등 다른 국가로 얼마나 확산되느냐 하는 것이다. 유럽 각국과 캐나다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자국 내 압박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도 중국 정부가 홍콩, 티베트, 신장 위구르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정부 대표단의 참석을 거부하라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지난 7월 채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는 자국 정부에 '무시 전략'을 주문했다. 환구시보는 20일자 사설에서 "중국이 지금 내려야 할 결정은 미국 고위급 대표의 올림픽 참석 초청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국가 간의 공식적인 초청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초청을 수락할 의향이 있음을 아는 경우에만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이 올림픽을 카드 삼아 중국을 압박하려 하는 상황에서 미국 고위 관리가 베이징에서 선의의 손님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이 올림픽에 고위 관리를 파견하는 사안을 대 중국 협상 카드로 간주하고 있다며 "그들이 스스로 게임을 하며 카드를 소모하게 내버려 두라. 중국은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그들과 게임을 할 여유가 없다"고 주문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